미국 공습 이후 유가 3%대 상승… 안전자산 금값은 1.6% 올라
미국의 이란 공습이라는 중동발(發) 돌발 악재가 새해 벽두부터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증시가 하락한 반면 금 등 안전자산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중동 갈등이 장기화되면 유가 상승 등으로 국내 경제도 직격탄을 맞게 되는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제유가는 크게 요동쳤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1%(1.87달러) 뛴 63.05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의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전일 대비 2.35달러(3.55%) 오른 배럴당 68.6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시에도 불안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3.92포인트(0.81%) 내린 2만8,634.8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초 이후 약 한 달 만에 기록한 최대 하락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장보다 23.00포인트(0.71%) 떨어진 3,234.85에, 나스닥 지수는 71.42포인트(0.79%) 밀리며 9020.77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3일 코스피가 1.29포인트(0.06%) 오른 2,176.46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수 등에 힘입어 장중 한때 1% 넘게 오르며 2,200선을 회복 했지만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 소식 등이 알려지면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시중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안전자산을 대표하는 국제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1.6%(24.30달러) 상승한 1,552.4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반도체업종처럼 경기에 민감한 업종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 가격 상승 또한 장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이란 석유 비중이 높지 않고, 국제 유가의 국내 반영이 2~3주 가량 걸리는 만큼 당장 휘발유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장기화되고 확대될 경우에는 유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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