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그알 ‘음원 사재기’ 보도 일파만파…“필리핀 공장서 1위 만들어”
알림

그알 ‘음원 사재기’ 보도 일파만파…“필리핀 공장서 1위 만들어”

입력
2020.01.05 16:11
수정
2020.01.05 16:56
13면
0 0
음원 사재기 의혹을 파헤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음원 사재기 의혹을 파헤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연초부터 가요계가 ‘음원 사재기’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4일 음원 사재기 의혹을 폭로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때문이다.

5일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지켜본 가요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대부분 미뤄 짐작하는 등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구체적 증거가 드러난 만큼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진실을 규명하고 음원 서비스 업체들도 차트 조작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앞서 4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18년 불거진 가수 닐로의 음원 사재기 의혹, 지난해 그룹 블락비의 멤버 박경이 제기한 음원 순위 조작 의혹 등을 다루면서 실제 음원 사재기에 관여한 브로커 등의 증언, 증거 영상 등을 내보냈다.

논란은 즉각 번져나갔다. 방송을 본 가수들은 음원 사재기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가수 아이유는 방송 후 자신의 SNS계정에 “그래도 제발 하지 맙시다”라고 적었고, 가수 솔비는 “음원플랫폼의 불공정한 실시간 차트로 인한 아티스트들의 부당한 경쟁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름이 거론된 가수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남성 듀오 바이브의 소속사 메이저나인 측은 이날 내놓은 반박 성명을 통해 “의혹에 대해 해명한 내용은 전혀 방송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방송 중 이름이 노출된 보이그룹 뉴이스트W의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역시 “그룹 실명이 그대로 노출된 부분에 대한 제작 과정의 실수를 인정하고 정정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요계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가요기획사 대표 A씨는 “SNS를 통한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에 돈을 쓴 적이 있지만 실제로 차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며 “기획사들이야 당연히 소속 가수의 신곡을 알리기 위해 온ㆍ오프라인 광고나 바이럴 마케팅을 하지만, 그것만으로 무명에 가까운 신인 가수가 별다른 계기도 없이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가수 매니저로 활동하는 B씨는 모 기획사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으면서 음원 사재기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그 기획사 측 제안 내용이 필리핀 공장에서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돌리면 1위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음원 사재기 논란이 있던 가수의 소속사였는데 실제로 음원 사재기로 차트 1위에 올랐다는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기획사들 증언도 쏟아진다. 이들은 음원사재기를 해주겠다는, 홍보대행업체의 은밀한 제안을 받은 경우다. 가요기획사 대표 C씨는 “우리 기획사 소속 가수의 음원을 30위 이내로 올려주겠다면서 접근한 업체가 있었다”며 “수익 배분을 약속하면 싼 가격에도 가능하다는 제안이었다”고 전했다.

음원 사재기는 오래된 의혹이다. 2013년 관련 의혹이 이어지자 SMㆍJYPㆍYGㆍ스타제국 등 대형 기획사들이 힘을 합쳐 브로커를 고소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음원 유통업체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 기획사 임원 E씨는 “유통사 입장에선 음원 스트리밍ㆍ다운로드 횟수가 늘어야 수입이 늘기 때문에 알면서도 방치하는 듯하다”며 “이런 유통업체들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면 음원 사재기를 근절할 수 없을 것”이라 주장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도 “음원 유통 업체들은 실시간 차트를 없애고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같은 해외 업체들처럼 큐레이션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