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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이란 군사충돌, 중동발 충격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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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이란 군사충돌, 중동발 충격 대비해야

입력
2020.01.06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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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이라크 나자프의 이맘 알리 영묘에서 시민들이 전날 미군 공습으로 숨진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과 군부 지도자들의 관을 운구하면서 반미구호를 외치고 있다. 나자프=AP 연합뉴스
4일 이라크 나자프의 이맘 알리 영묘에서 시민들이 전날 미군 공습으로 숨진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과 군부 지도자들의 관을 운구하면서 반미구호를 외치고 있다. 나자프=AP 연합뉴스

미국이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이란의 실질적 2인자인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총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하면서 중동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이뤄진 이번 작전 직후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혹독한 보복”을 다짐하는 등 양측의 직접적인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튿날 바그다드 북부 미군 공군기지와 대사관이 있는 그린존 등은 이란과 시아파 민병대가 주도한 것으로 짐작되는 로켓포와 박격포 공격을 받았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52곳을 공격 목표로 정해뒀다”며 미국인이나 미국이 공격당할 경우 강력한 응징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시리아에서의 철군 등 ‘고립주의 노선’을 고수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이란 군부의 실세를 제거한 것은 2018년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만큼은 확실히 제어하겠다는 대 이란 봉쇄 전략의 연장선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의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소속 유조선 피격, 이란의 미군 드론 격추 등에도 직접 대응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지난주 시아파 민병대의 공격으로 이라크 키르쿠크 미군 기지에서 미국인 1명이 사망하자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강경책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탄핵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확실한 ‘힘의 과시’로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란도 미국과의 전면전까지는 나서지 못하겠지만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 등을 배후 조종하며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최악의 경우,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단행할 수도 있다.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은 국제유가 급등과 증시 하락 등 우리 경제와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이 지역 국민 보호에 만전을 기함은 물론, 미국과 이란 간 충돌에 불필요하게 휩쓸리지 않도록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해협 파견 추진도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북미 갈등과 관련해서도 한반도에 미치는 충격파는 없는지 예의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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