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살 창 흔적 없어 고래유통증명서 발급…3000만원 안팎에 유통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 한 달 사이 길이 5m가 넘는 대형고래 4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5일 울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52분쯤 울진군 죽변항 남동쪽 15㎞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통발어선 H호(9.77톤)가 그물에 꼬리가 감겨 죽은 밍크고래를 건졌다. 길이 5.2m, 둘레 2.9m다.
해경은 이 고래가 죽은 지 20일이 지나 부패가 진행 중이었고, 작살이나 창 등을 사용해 고의로 잡은 흔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유통증명서를 발급했다. 고래는 이날 죽변수협에서 3,3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2월20일 오전 10시14분쯤에는 죽변항 동쪽 15㎞ 바다에서 조업하던 자망 어선 T호(9.77톤)가 길이 5m77㎝, 둘레 3m15㎝의 밍크고래를 잡아 2,300만원에 팔았다.
또 같은달 12일 오후 2시20분쯤 죽변항 남동쪽 10㎞ 바다에서도 자망어선 S호(5.23톤)가 죽은 밍크고래를 발견했다. 길이 5m, 둘레 2m67㎝인 이 고래는 3,830만원에 유통됐다.
한편 같은달 10일 오전 10시14분쯤 죽변항 북동쪽 약 10㎞ 바다에서 자망어선 J호(9.77톤)가 그물을 인양하다 죽은 혹등고래를 발견했다. 등지느러미가 혹 위에 있는 이 고래는 길이 8m50㎝, 둘레 4m80㎝로 멸종위기 보호종이어서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다.
울진해양경찰서 기획운영과 차경호 경위는 “고래가 다른 물고기와 함께 잡히면 고래에 작살 흔적과 선박에 불법 포획도구가 있는 지 검사한 뒤 보호종이 아닐 경우 유통증명서를 발급한다”며 “불법 포경선 리스트도 갖고 있어 용의 선박이 출항하면 경비정과 헬기를 띄워 현장을 적발하지만 최근에 불법 포획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