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이하 LA)를 대표하는 중앙역 유니언스테이션. 금요일 밤의 흥분과 토요일의 기대감이 한데 섞인 4일(현지시간), 역의 한낮 풍경은 한산했다.
그 곳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 ‘모션랩’의 전략담당 데이브 갤런 상무와 몇몇 직원들을 만났다. 모션랩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기치로 모빌리티 사업을 하나 둘씩 전개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LA 현지에 만든 법인이다. 갤런 상무는 “LA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유니언역과 웨스트레이크역, 페르싱역, 메트로센터역 등 대형 지하철역사 환승 주차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션랩의 카셰어링은 일단 사용 방법이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전용 애플리케이션(모션 카셰어 앱)을 열면 이용자의 위치와 주변에 있는 모션랩 차량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용 예약하기로 누르고, 선택한 차량 근처로 이동한 뒤 역시 앱에 설치된 ‘문 열림’ 버튼 하나를 누르면 ‘차 열쇠’ 없이도 간단히 차량을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
비용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갤런 상무는 “비용은 멤버십 카드로 간단히 결제할 수 있다”며 “12달러(약 1만4000원)를 지불하고 회원 가입하면 이후 시간당 사용료는 12달러만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주유비는 무료, 최대 72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LA에서 같은 이동 거리를 간다고 가정할 때 지하철과 버스 요금은 약 7달러, 택시나 우버 요금이 60달러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가성비’는 갖추고 있다는 게 모션랩과 현대차그룹의 설명. 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시범운영 개념으로 초반 1시간 무료 이용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며 “곧 정식 서비스를 제공, 점차 LA 시민들의 눈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현대차에서는 모션랩 서비스의 진화를 강조한다. 현재는 과실(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구현)을 위한 씨앗 뿌리기 단계 정도라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정헌택 모빌리티사업실장(상무)은 “현재는 대형 지하철역 주변 같은 정해진 장소에서만 빌리고 반납해야 하는 시스템인데, 앞으로는 노상 주차장을 활용하는 것(2단계)은 물론이고 이용자가 원하는 지점 어디서든 빌리고 반납할 수 있도록 할 것(3단계)”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15대 차량을 앞으로는 최대 300대 이상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 실장은 “LA에서의 검증을 마치면 미국 전역과 유럽으로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며 “2028년 올림픽을 앞두고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도시로 변모 중인 LA가 현대차그룹이 선택한 세계 최대의 모빌리티 서비스 실험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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