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일자리, 지역에서 앞장섭니다]<6> 경기 고양시 ‘청취다방’
“매번 최종 면접에서 번번히 탈락했는데, 고양시 청취다방에서 다양한 취업지원 교육을 받고 자신감이 생겼다. 겁먹지 않고 당당하게 면접에 임해 금융권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난해 3년 만에 취업준비생 딱지를 뗀 박모(32)씨가 전한 취업 성공기다. 지자체가 마련한 청년 일자리지원정책의 도움을 받아 취업의 꿈을 이룬 점에서 성공사례가 주변의 관심을 받았다.
3일 찾아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청취다방 허브’. 고양시가 지난해 9월17일 문을 연 ‘고양형 일자리 카페’다. 시가 5억2,000여만 원을 들여 화정역 인근 빈 상가를 매입, 새롭게 꾸몄다. 창업특강과 ‘지피지기 멘토링’, ‘면접이 별거냐’에 이르기까지 눈길을 끄는 코너들이 널려있다.
청취다방 허브(면적 457㎡)는 화정시외버스터미널 2층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청년 3명이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문가와 취업 상담 중이었다. 한쪽에서 ‘문화가 있는 삶’ 프로그램 일환으로 뜨개질을 하는 청년 수강생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곳은 설계 단계부터 청년들과 10여 차례 소통을 거쳐 완성할 정도로 청년을 위한 공간이다. 회의실, 공유서가, 공부방 등 여러 형태의 소통 및 휴식 공간을 갖춘 것도 폭넓은 대화의 결과물이다.
시는 이곳에서 일자리 연계부터 진로탐색, 직무능력 향상, 예술 등 취미활동까지 청년의 관심사를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 취업특강, 문화가 있는 삶 등 운영 중인 프로그램만 14개에 달한다.
청취다방 허브 외에 시와 협약을 맺은 고양시내 23개의 민간 카페에서 운영 중인 ‘우리동네 청취다방’도 있다. 청년들이 좀더 쉽게 청취다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각 동마다 만든 공간이다. 이곳 역시 취업상담 만이 아닌 청년들이 신청을 하면 취업 특강부터 회의 공간 제공까지 다양한 지원을 해준다.
청취다방은 문을 연지 4개월도 안됐지만 벌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17일~12월16일 청취다방을 이용한 청년이 3,250명에 달하고, 프로그램 수강생도 1,957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90여명이 청취다방을 이용하는 셈이다. 50명이 이곳의 지원을 받아 취업에 성공했다.
‘청취다방 허브’는 우수 일자리 정책 사례로 전국 지자체를 향해 전파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서울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주최 ‘2019 좋은 일자리 포럼’에서 우수사례로 발표됐다.
지난해 8월 출범한 고양시 다문화 청년 네트워크도 고양시만의 청년 취업지원 소통공간으로 꼽힌다. 지난해 일산서구 덕이동 로데오 거리에 공간을 열었다. 다문화 청년들의 역량 강화 공간, 일반 청년들과 소통 창구 등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청년들이 주축이 돼 결성된 다문화청년네트워크가 다문화 청년 취업ㆍ창업과 한국사회 정착 지원, 다른 청년과의 교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고양시는 공간과 예산을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지난해는 취업전선에서 힘들어하는 청년들의 기를 살려줄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 확보에 행정력을 기울여왔다”며 “올해도 청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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