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우승 및 잔류경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했던 K리그1(1부 리그)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던 K리그2(2부 리그)가 올해는 연초부터 역대급 ‘승격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황선홍(52), 설기현(41) 등 2002 한일월드컵 스타들은 물론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신화를 이끈 정정용(51)과 ‘승격 청부사’ 남기일(46)이 K리그2 구단의 지휘봉을 잡은 데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 면면 또한 화려하다. 지난해 강등된 제주와 경남을 비롯해 대전, 전남, 수원FC까지 K리그2 구단 절반이 1부리그를 경험한 팀인데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선수영입에도 적극적이라 ‘누가 승격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올 정도다.
새 시즌을 앞두고 가장 큰 변화를 겪은 팀은 한때 ‘축구특별시’로 불렸던 대전이다.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된 대전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창단식을 갖고 새로운 팀명과 엠블럼, 유니폼을 공개했다. 최근까지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맡았던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사장을, 2002 한일월드컵 주역이자 FC서울과 포항 감독을 지낸 황선홍이 초대감독을 맡았다.
황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부터 최대한 빨리 승격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아시아 무대까지 내다보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쉽지 않지만 이른 시일 내에 1부리그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이날만 호주 출신 미드필더 코너 채프만(26), 서울 출신 이규로(32) 등 9명의 영입 선수를 발표했다. K리그1 무대를 경험한 무게감 있는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10팀 가운데 9위를 했던 대전부터 대대적인 재편을 하는 상황 속에 이번 시즌 강등된 제주와 경남도 발 빠른 개편을 하고 있다. 제주는 남기일, 경남은 설기현 감독을 영입해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K리그2 감독 가운덴 베테랑으로 꼽히는 황 감독조차 “나도 긴장을 많이 하고 있고, (경쟁 감독들이)어떤 축구를 보여줄 지 궁금하다”고 할 정도다.
남기일 감독 체제의 제주는 올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국가대표 공격수 정조국(36)을 영입하면서 K리그1 ‘리턴’을 준비하고 있다. 남 감독과 정조국은 지난 2016년 광주에서 호흡했고, 그 해 정조국이 20골을 몰아넣으며 부활하기도 했다. 또 지난 시즌 성남에서 남 감독과 호흡했던 박원재(26), 부천서 뛰던 190㎝ 장신 임동혁(27) 등 수비 자원들도 보강하면서 균형을 잡았다.
설기현 감독을 선임한 경남은 미드필더 백성동(29)과 골키퍼 황성민(30)을 영입했다. 백성동은 1부리그 구단들도 탐내던 자원으로, 쿠니모토(23ㆍ일본)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정용 서울이랜드 감독은 인창수, 김희오, 임재훈 등 연령대별 남녀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를 거친 ‘사단’을 꾸려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나섰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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