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필리핀 등 인접국도 긴장
질본, 대책반 구성ㆍ24시간 대응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미지의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인접한 홍콩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타나자 홍콩 방역 당국이 방역수준을 ‘심각’으로 격상해 대응에 나섰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이웃 국가들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우리 보건당국도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5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홍콩에서 보고된 바이러스성 폐렴 의심환자는 8명에 이른다. 당국은 해당 질병이 중국 상하이(上海)와 서부 우한(武漢)시에서 400여명이 앓고 있는 질환과 같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환자들은 고열과 함께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부 환자들은 폐 감염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심각 단계는 750만 홍콩 인구 가운데 이 질병 위험에 노출되는 사람 수가 중위권임을 의미한다. 3단계 방역 시스템 가운데 두 번째 높은 수준으로 홍콩 정부가 4일부터 전염병에 대한 대응을 한 단계 더 강화한 것이다.
홍콩 당국은 호흡기 질환이 2002~2003년 중국 남부지역을 휩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과 동종의 질병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스는 당시 중국을 시작으로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 세계 전역으로 확산해 700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방역 강화 조치에 따라 홍콩검역 당국도 3일부터 홍콩공항에 도착하는 탑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열감지 시스템을 추가 설치했다. 또 홍콩과 내륙을 잇는 고속철 역마다 체온 측정을 위한 역무원들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호흡기 감염 증세를 보이는 탑승객들은 반드시 방역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베트남 역시 3일부터 검역당국이 국제공항과 국경 모니터링을 강화했으며, 필리핀도 중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에 대한 검역 수준을 높였다. 이 질환의 대표 증상은 고열과 호흡곤란이며, 일부에서는 폐렴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 질병관리본부도 원인불명 폐렴 대책반을 구성하고 긴급상황실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또 우한시 발 항공편 국내 입국자를 대상으로 발열 감시 및 검역을 강화했다. 중국 우한시 방문ㆍ체류 후 발열과 호흡기증상이 있는 경우 검역조사를 실시하고 의심환자는 격리조치 후 진단 검사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시 방문 또는 체류자 중 발열 등 관련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는 콜센터(1339)로 신고해줄 것을 의료기관과 입국자에게 당부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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