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지지자 찌질이로 보나”
진중권 “문 대통령 위해 개싸움 했던 게 나”
이종걸(5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SNS에서 신랄한 설전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앞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 전 교수가 최근 방송토론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그의 지지자들을 비판한 것을 두고 “심각한 지적 퇴행”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사람들이 그에게 분노했다면 그의 책 독자였고 출연한 방송의 시청자였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책을 선택해서 먹고 살게 해줬던 독자들이 찌질이, 저능아, ‘네오나치’ 수준으로 보이는가?”라고 지탄했다.
또 “신경을 끄려고 했는데 일시적인 총질 특수를 누려서인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한 논객이 지식인사회에서 급전직하해 관심이 없어지게 되는 일은 종종 있었다”고 했다. 진 전 교수가 자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떨어지자 조 전 장관을 비판하는 식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소설가 이문열은 2001년 자신의 극우 글에 분노하는 독자들에게 책을 반품하라고 제안했다”며 “이제 ‘입 진보’가 ‘입 보수’로 변했으니 입 진보 담론이 담긴 상품은 반품을 제안하고, 받아주는 게 상도의에 맞다. 돈을 많이 준비해야 할까”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즉각 응수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를 따라 바닥으로 내려갈 필요는 없다”며 “함께 망가지자는 전략인데, 그분의 진흙탕 초대는 정중히 거절하겠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내홍 사태를 언급하며 “민주당 의원들이 부당하게 문 대표를 흔들 때 그를 지키기 위해 험한 개싸움도 마다하지 않은 게 저라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며 “이 의원이 보여주셨던 기회주의적인 행태를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그때) 드린 말씀에 상처를 입으셨다면 사과 드린다. 그때 문 대표를 지키려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점, 이해하시고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이 의원은 문 대표와 부딪히며 두 차례 당무를 거부했었다. 2015년 6월에는 문 대표가 측근 최재성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임명하자 이에 반대하며 열흘간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고, 그 해 말 안철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탈당하자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40일 동안 당무를 거부했다. 당시 진 전 교수는 당내 비주류 세력을 향해 “작은 혁신조차 거부하는 이들”이라고 비판했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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