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 인사차 한 자리에 모인 경제ㆍ금융계 수장들이 올해도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들은 저금리ㆍ저성장 기조와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 더해 인구ㆍ산업구조 전환 등 구조적 과제까지 산적한 만큼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혁신과 포용금융으로 어려움을 타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협회 공동 주관으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0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올해 경기 회복을 위해 금융이 ‘경제의 혈맥’으로서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길 바란다”며 “부동산, 가계대출 위주로 소위 경제의 ‘돈맥경화(자금경색)’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자금이 보다 생산적인 분야로 돌려지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년이 세계화와 정치ㆍ경제 지형의 격동기였다면 앞으로 10년은 인구와 산업구조의 대전환기가 될 것”이라며 금융권이 인구구조 변화와 기술진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 감소, 고령화는 경제ㆍ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고령층이 축적한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따라 우리 경제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수장들은 포용금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올해 6,000억원의 예산으로 혁신과 포용금융 확산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실추된 금융권의 소비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적절한 소비자 보호 부재로 다양한 상품에서 피해가 이어지면서 금융의 신뢰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행사엔 금융당국 관계자와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등 국회의원,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등 1,300여명이 참석했다. 전날 임명된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도 참석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려다 ‘낙하산 반대’를 주장하는 노조원들의 저지로 10분만에 발걸음을 돌렸다.
윤 행장은 “(노조의) 말을 잘 듣고 합리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은성수 위원장도 “(윤 행장이) 적합하다는 것은 경력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일단 새 행장과 노조 등 당사자가 해결하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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