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유임을 결정하자, 교육부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유 부총리는 강한 뚝심과 현역 의원 출신의 ‘힘 있는 장관’으로 사립유치원 사태부터 고교 무상교육까지 교육계 산적한 갈등을 무난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교육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소탈한 모습으로 내부 신망이 두텁다.
한 교육부 관료는 유 부총리 유임에 대해 “부처에서는 당연히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총선 출마를 포기한) 자기희생, 힘든 결정 해주셔서 고마워한다. 직원 의견을 잘 들어주고 필요할 때 몸소 나서서 직접 해결해준다”고 말했다.
다른 교육부 관료는 유 부총리를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지칭했다. 그는 “(유 부총리는) 토론회 때 말하기보다 주로 듣기 때문에 누구든 어떤 말이든 할 수 있다. 한번 결정하면 추진력이 강하다. 이번에 무상교육이나 유치원 사태 경우에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도 백기를 들 만큼 강하게 추진하지 않았나. 부처 내 의사결정이 이뤄지고도 외풍에 의해 좌절된 적이 있었는데, 이런 면에서 (직원들이 불출마를) 반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출마를 안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총선 출마 의지를 내비친 유 부총리는 불출마 선언 하루 전인 2일 신년사를 통해 부총리 연임을 간접 시사했다. 3일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여성 사회부총리이자 교육부 장관으로서 제 쓰임에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준비해온 글을 읽다가 감정이 북받치자 잠깐 멈추며 호흡을 가다듬기도 했다.
유 부총리에 관한 교육부 내부 신망이 두텁지만, 정책에 관한 일반의 평가는 엇갈린다. 교육부는 ‘정시 확대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바꿔 지난 11월 서울 주요 16개 대학 정시 비율을 40% 이상으로 높이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혼란을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방안도 자사고 측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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