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악 축제를 시작으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는 4인조 빅뱅이 각종 논란으로 인해 달라진 위상을 극복할 수 있을까.
빅뱅(지드래곤, 태양, 탑, 대성)은 오는 4월 10일부터 19일까지 미국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리는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에 초청 받았다. 3일 '코첼라' 측이 공식 SNS를 통해 발표한 라인업에 따르면, 빅뱅은 4월 10일과 17일 등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 격인 금요일 오후 시간대에 공연을 펼친다.
특히 4월 10일자 라인업 가운데 빅뱅의 이름은 첫 줄에 굵은 글씨로 적혀 있다. 즉 '코첼라'가 빅뱅을 서브 헤드라이너 급으로 초청했다는 의미다. 이에 기뻐하듯 YG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 양현석은 해당 이미지를 10개월 만의 SNS 게시글로 업로드했다. 빅뱅 태양 또한 이 이미지를 SNS에 올리며 "빅뱅"이라고 짧게 적었다.
지난해 승리가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고, 탑, 지드래곤, 태양, 대성이 차례로 군 복무를 마치며 빅뱅의 활동 2막이 열렸다. 하지만 그 사이 멤버들의 논란으로 인해 빅뱅의 위상은 달라졌다. 지난 2010년대 빅뱅이 쌓아온 각종 기록과 히트곡은 변함 없지만, 2020년대 활동을 시작하는 빅뱅에게는 이미지 회복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승리는 경찰 조사 중이던 지난해 3월 "빅뱅 명예를 위해서라도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탈퇴 의사를 전했지만, 이미 빅뱅의 명예를 훼손한 상황이었다. 2020년이 된 지금도 승리가 '빅뱅 출신'이라고 소개되는 만큼 부정적인 이미지는 피하기 어렵다.
탑은 군 복무 중에 입대 전 대마초 흡연 혐의가 드러나 2017년 7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이후 대체복무를 했다. 소집해제 이후에는 네티즌과 SNS 상에서 설전을 벌이던 중 "복귀 하지 마라"는 댓글에 "네! 저도 할 생각 없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와 달리 탑은 빅뱅으로서 '코첼라'에도 같이 갈 전망이다.
이밖에도 지드래곤은 군 복무 중 과다 휴가 사용 및 특혜 의혹을 받았으나, 김용우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특별 대우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대성이 소유한 건물에서 불법 유흥업소가 운영됐던 것도 논란을 빚었으나, 2일 경찰은 "방조 혐의로 입건할 증거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대성을 무혐의로 판단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시작될 빅뱅 2막의 첫 활동을 두고 벌써부터 많은 네티즌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몇몇 네티즌은 탑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났고, 지드래곤과 대성이 논란을 벗었기에 빅뱅의 새로운 활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또 다른 네티즌은 빅뱅이 직접 그간의 논란에 대해 해명 및 사과하는 자리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익히 알려진 빅뱅의 화제성과 음악성이 최근 몇년 새의 논란에 지워졌을지, 아니면 여전할지 판단하려면 활동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코첼라' 전후로 진행될 빅뱅의 차기 활동을 묻는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연 빅뱅의 2020년대 활동이 어떻게 전개될까. 군 복무를 마치고 YG엔터테인먼트와의 재계약 논의를 앞둔 빅뱅은 오는 4월 '코첼라'에서 그 첫 걸음을 시작한다. 각종 논란을 빼놓고 보기 어려운 빅뱅의 차기 행보에 대중은 어떤 반응을 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중의 시선을 결정하는 건 이제 활동을 시작할 빅뱅의 중요한 숙제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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