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의 1순위 청약자가 2002년 이후 분양시장에 가장 많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제한 조치로 서울 내 ‘로또 분양’ 기대가 높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1순위 청약자는 34만2,598명에 달했다. 2002년 64만5,242명이 몰린 이후 최대치다. 1순위 경쟁률은 31.63대 1로, 2003년 34.06대 1 이후 16년 만에 최고였다.
분양가상한제가 1순위 청약자를 불러모았다. 분양가가 제한되면서 청약을 통해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로또 분양’ 심리가 커졌다. 대출 규제가 엄격해진 지난해 12ㆍ16 부동산 대책은 청약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대책 발표 이후인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권에서 처음 분양된 위례신도시 ‘호반써밋송파’ 1ㆍ2차는 총 1,389가구 모집에 무려 3만4,824명이 몰렸다. 같은 날 분양에 들어간 서울 서대문구 ‘e편한세상 홍제 가든플라츠’에도 1순위 청약에서 200가구 모집에 1만1,985명이나 몰렸다.
사실상 만점에 해당하는 당첨가점 기록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3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호반써밋송파 1차의 전용면적 108㎡A형 기타지역에서 최고 당첨가점은 79점이었다. 이 점수는 무주택기간 15년 이상(32점)에 부양가족 5인(30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이어야 얻을 수 있는 수치다. 호반써밋송파 2차 또한 전용면적 108㎡A형 기타지역과 전용면적 108㎡Tㆍ110㎡T형 해당지역에서 최고 당첨가점이 79점이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3㎡당 약 1,000만원 저렴해 청약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분양 열기는 더 뜨거울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를 여전히 통제하고 있으며, 4월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주택 분양을 받으려는 1순위 청약자가 많기 때문이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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