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견해 밝혀… “권력 의지 있는지 모르지만 책임감 강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2일 이번 총선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서울 종로에서 붙게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종로 빅매치’를 염두에 두고 4월 21대 총선을 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이날 KBS 뉴스9에 출연, 황 대표와의 총선 빅매치 성사 가능성 질문에 “국회의 일정, 당의 구상 같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 확답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대체로 저도 정치의 흐름을 읽는 편인데 그쪽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확답을 하진 않았지만 차기 대선 출마 의지도 에둘러 표현했다. 이 총리는 ‘권력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모르겠다”며 “단지 책임감이 몹시 강한 사람인 것은 틀림없다. 필요 이상으로, 보통 사람의 생각 이상으로 책임감이 강하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생각이 다른 문제에 대해 각을 세울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문재인 정부의 절반 이상을 함께 했던 사람”이라며 “마치 자기는 아무 관계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선주자로서 팬클럽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강렬한 지지자 그룹이 생긴다는 것은 좋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반드시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복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세력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 총리는 “산이 깊으면서 교통도 편한 곳은 없다”며 “좋은 점이 있으면 안 좋은 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에 대해선 쓴소리도 했다. 이 총리는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야당이 무조건 반대해야 한다는 이른바 ‘비토크라시’가 고쳐져야 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이 한국 정치문화에 좋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문화에 그런 척박함이 있는데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일이 있었다. 그에 따른 상처 같은 것이 아직 치료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1대 총선의 시대정신은 ‘신뢰’라고 꼽았다. 이 총리는 “(내년 총선은)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 이전과 이후에 분출됐던 우리 사회의 문제와 국민들의 분노ㆍ요구가 좀 더 빨리 해결될 것인지, 지체될 것인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어느 쪽이 더 믿음이 가느냐의 경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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