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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긴장 고조시키더니… ‘뉴욕채널’은 연말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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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긴장 고조시키더니… ‘뉴욕채널’은 연말 재가동

입력
2020.01.03 04:40
수정
2020.01.03 07:5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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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미 위협 메시지 앞서 위기 관리 필요성 인정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위 7기 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위 7기 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미 주요 협상 고비마다 물밑 소통창구 역할을 해온 이른바 ‘뉴욕채널’이 최근 정상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관계가 급격히 경색됐던 지난해엔 접촉이 사실상 중단됐으나 지난달 말 북한이 이를 재가동했다는 것이다. 새해 첫날부터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예고하며 대미 위협 강도를 높인 북한이 대화 판 자체를 깨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유화 제스처도 동시에 보내고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2일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뉴욕채널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달 말 북한이 다시 이 채널을 비교적 활발하게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최근 거의 끊어졌던 뉴욕채널이 해가 바뀌기 직전쯤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현 단계에서 이 채널을 통해 북미 간 구체적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최소한의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는 정상화됐다는 것이다.

뉴욕채널은 미 국무부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간 소통 창구로, 상대국에 대사관을 두지 않고 있는 북미관계 특성상 일종의 연락사무소 역할을 해왔다. 주로 양국 실무선에서 물밑 접촉을 하던 채널이었다는 점에서 북미 간 소통의 최후 보루로 여겨진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이후 소통이 원활하지 않더니 10월 스톡홀름회동 결렬 후에는 북측이 뉴욕채널에 응하지 않아 사실상 단절 상태에 있었다.

뉴욕채널이 최근까지 원활하지 못했던 것은 미국 측 북핵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최근 행보에서도 드러났다. 지난달 16일 서울을 방문했던 비건 대표는 기자회견 석상에서 “우린 여기 있다. 북한은 접촉할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실무접촉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뉴욕채널이 원만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는 방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연말 들어서야 북한이 뉴욕채널을 다시 연 것은 최소한의 위기관리 필요성 때문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달 28~31일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를 통해 “세상은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북미 간 긴장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미국이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를 과잉 해석해 군사 대응에 나설 경우 북한으로서도 의도하지 않은 대치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었다. 미리 뉴욕채널을 재가동함으로써 북한이 최소한의 상황 관리를 시도했다는 얘기다.

또한 김 위원장은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며 대화 여지도 분명하게 열어뒀다. 미국과의 협상 재개 의지를 암시하기 위해서라도 뉴욕채널을 다시 열 필요가 있었던 셈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현 시점에서의 뉴욕채널 정상화는 위기 관리 차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일 상견례차 미국으로 출국한 김건 외교부 차관보는 3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차관보와 면담할 계획이라고 외교부가 밝혔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현안 관련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르면 다음주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달 중순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간 샌프란시스코 한미 외교장관회담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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