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 재강조… “잘못된 관행ㆍ사고 과감히 폐기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해 첫 공식 일정으로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반도체 공정 개발 현장을 찾았다.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겠다는 경영 목표를 다시금 강조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 화성사업장에 있는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3나노 공정기술을 보고 받고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단과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엔 김기남 부회장, 정은승 사장, 진교영 사장, 강인엽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 등 삼성전자 반도체 담당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자”고 당부했다. 또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다가올 50년을 준비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이 되자”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 부회장이 신년 첫 현장방문지로 선택한 반도체연구소는 차세대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제품에 적용할 공정 및 소재를 연구하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목표로 연구개발(R&D)과 생산인프라 구축에 13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연구소는 최근 3나노 공정 기술로 반도체 시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차세대 반도체 초미세 공정 기술인 GAA(Gate-All-Around)를 적용해 칩 면적을 5나노 제품 대비 35%, 소비전력을 50% 줄이는 한편 성능(처리속도)은 30% 향상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미세 공정은 시스템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기술로, 추가 공정 개발을 거쳐 2022년부터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날 진보 성향의 김지형(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법감시위원회’ 구성을 결정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17일 이 부회장의 횡령ㆍ뇌물 혐의 파기환송심 4차 공판을 앞두고 재판부의 기업 내부 준법감시제도 수립 요구에 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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