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육사 졸업ㆍ4성 장관 출신. 4월 총선서 누가 웃을까
金 ‘상하 소통 중시한다’ 평가, 朴 ‘공관병 갑질 논란’ 뭇매
더불어민주당이 2일 김병주(58) 전 육군대장을 영입하자 자유한국당에 영입됐다가 철회됐던 박찬주(61) 전 육군대장이 또 한 번 화제에 올랐다. 두 사람 모두 육군사관학교 출신에 4성 장관을 지냈고 ‘안보전문가’라는 또 다른 타이틀을 달고 국회 진출을 노리게 됐기 때문. 공교롭게도 박 전 대장은 이날 21대 총선에 충남 천안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두 대장 중 누가 4월 총선에서 웃게 될지 그 결과도 관심을 끌게 됐다.
두 사람은 육사 시절부터 군내 엘리트로 승승장구 했지만, 군 생활 말년엔 다소 다른 행보를 보였다. 김 전 대장은 대미 업무를 수행하며 상하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등 부대관리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박 전 대장은 공관병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불명예 전역했다. 검찰은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수사 과정에서 특가법상 뇌물 혐의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확인해 기소했다.
김 전 대장은 육군사관학교 40기를 졸업한 후 육군 제30기계화보병사단장과 미사일사령관, 육군 제3군단장 등을 거쳤다. 미사일사령관 출신으로는 첫 4성 장군에 올랐고, 2017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에 임명돼 한미 군사안보동맹을 구축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퇴임 후에는 유튜브 채널 ‘국방TV’에서 손자병법에 대해 강연하고, ‘시크릿 손자병법’이라는 책을 내는 등 대외 활동도 활발히 해왔다.
박 전 대장은 육군사관학교 37기로 독일육군사관학교에서도 공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는 육사 동기다. 그는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군단장 등을 거쳐 2015년 제2작전사령관에 올랐다.
그러나 공관병에게 호출용 전자발찌를 채우고 밭을 갈게 하는 등 갑질 의혹이 제기돼 2017년 불명예 전역했다. 이후 공관병들에 대한 직권남용ㆍ권리행사방해ㆍ가혹행위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지난해 4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의혹은 지난해 한국당에 인재 영입 될 때도 또 다시 제기됐다. 박 전 대장은 총선 출마의 뜻을 밝히면서 해당 의혹을 제기했던 군인권센터 소장을 향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결국 한국당은 박 전 대장의 영입을 철회했지만, 그는 지난해 12월 한국당에 자진 입당했다.
민주당은 김 전 대장의 리더십과 품성을 강조하며 박 전 대장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에 따르면 김 전 대장은 장교 시절부터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느라 월급봉투가 늘 구멍 나기 일쑤였다고 한다. 부인이 남편 박봉으로만 살림을 꾸려나가기 빠듯해 10년 넘게 학습지 교사를 했고, 전투복을 39년간 손수 세탁하고 다림질했다는 일화도 전해졌다.
김 전 대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큰 박수를 받으며 환영을 받았지만 박 전 대장은 충남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몇 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출마 기자 회견을 가져 대비를 이뤘다. 앞으로 두 사람은 총선까지 양당의 안보 대표 선수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지역구에서 맞붙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김 전 장군은 경북 출신) 과연 누가 여의도 국회 입성에 성공할 지 결과를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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