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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으로 ‘10년 무명’ 설움 지워낸 김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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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으로 ‘10년 무명’ 설움 지워낸 김나운

입력
2020.01.02 15:54
수정
2020.01.0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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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김나운. KOVO 제공
삼성화재 김나운. KOVO 제공

빛을 보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오랜 무명 설움을 털어내고 삼성화재 왼쪽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김나운(33) 얘기다.

김나운은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V리그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20득점을 올리며 팀의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공격 성공률은 62.5%를 찍었고, 서브득점 4점까지 곁들였다. 2011년 12월 22득점을 올린 이후 무려 8년여 만에 개인최고 경기를 치렀다. 김나운은 2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경기(지난달 28일 OK저축은행전 0-3패) 충격 때문인지, 경기 초반 집중력이 떨어졌다”면서 “(박)철우형이 국가대표팀에 들어가기 전 ‘네가 코트에서 후배들을 다독이고 잘 이끌어야 한다’고 당부했는데, 2세트부터 경기 리듬을 잘 찾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개인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17경기(49세트)에서 143득점에 공격성공률 51.1%를 기록 중인데, 지난 2011~12시즌 기록(22경기 64세트 164득점 42.5%)을 훌쩍 뛰어넘을 기세다. 김나운은 “시즌 전 연습경기에서 주전으로 많이 기용돼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면서 “웨이트나 체력 훈련을 많이 한 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팀 내에서 가장 확실한 중앙파이프 공격을 하는 선수도 김나운뿐이다. 그는 “다른 선수들도 할 수 있는데 세터들이 나를 좀 더 믿어주는 것 같다. 세터들에게 고맙다”며 웃었다.

삼성화재 김나운. KOVO 제공
삼성화재 김나운. KOVO 제공

이름을 알린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10시즌째를 맞는 베테랑이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4순위로 당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입단했다. 이후에도 큰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가장 좋았던 2011~12시즌에도 확실한 팀의 주전은 아니었다. 상무를 거쳐 팀에 복귀한 후에도 원포인트 서버, 혹은 백업선수로만 출전하다 2016년 2월 훈련 중 왼쪽 발가락 피로골절 부상을 당했다. 이 부상으로 팀에서 방출됐다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삼성화재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올 시즌 주전 레프트 송희채가 팔꿈치 부상 및 폐렴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우리카드와 개막전에선 3득점에 그쳤지만, 이후 팀의 확실한 왼쪽 공격수로 자리매김하며 10년 만에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많이 늦었던 만큼 코트에 선 그의 표정에서는 늘 간절함이 묻어난다. 심지어 다른 팀 팬들도 ‘응원 팀이 져서 슬펐지만, 배구 팬으로서 김나운의 간절함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한다. 김나운은 “다섯 살 된 아들이 ‘아빠가 TV인터뷰에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고 한다”면서 “아내와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남편과 아빠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는 역시 ‘봄 배구’다. 김나운은 “(박)철우형이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매 경기 코트에서 미치면 성적과 기록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것이다”라며 “집중하는 모습으로 팀의 봄 배구 진출에 힘을 보태겠다”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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