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해외 체류 1년 4개월 만에 정계 복귀를 선언해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귀국 시기나 정치 활동 반경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여야 대치 속에 보수 대통합 논의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그가 ‘미래’ 카드를 들고 정치 재개를 공식화한 것은 이 공간에서 주요 역할을 맡겠다는 뜻이다. 또 여야를 싸잡아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 세력’으로 비판하며 낡은 정치와 기득권의 과감한 청산을 강조한 것은 2022년 대선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돼 귀추가 주목된다.
독일을 거쳐 미국에 체류 중인 안 전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께서 8년 전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 주시고 이끌어 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드리겠다”고 밝혔다. 또 “기득권 정치 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 미래 세대들은 착취당하고 볼모로 사로잡혔다”고 꼬집고 “미래를 내다본 전면적인 국가 혁신과 사회 통합, 기득권 청산이 이뤄져야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자신의 정계 복귀를 특정 정치 세력과 교감한 흔적은 아직 없다. 바른미래당 당적이 있지만 손학규 대표의 당권파나 유승민 의원의 신당파와 거리를 둬왔고 자유한국당과는 아예 담을 쌓아온 만큼, 일단 제 3지대에서 미래와 혁신, 중도개혁을 기치로 독자 텐트를 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 이유다. 이 경우 황교안ㆍ유승민의 기싸움으로 지지부진한 보수통합 논의가 중도까지 확장돼 새 국면을 맞고, 여야 총선 구도 전체가 격랑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
하지만 ‘안철수 정치’가 다시 공감을 얻고 그의 말대로 ‘정치사회적 인식의 대전환’을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정치 입문 이후 주요 고비 때마다 후퇴하는 바람에 ‘철수 정치’라는 비아냥을 자초한 데다 리더십과 정치력의 한계에 따른 국민 실망과 피로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봉사’라는 초심을 안고 1년여 만에 귀국하는 그가 어떤 보따리를 풀어놓을지, 꽉 막힌 정치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궁금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