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 연기가 자욱해 이른바 ‘너구리굴’로 불리던 서울 여의도 증권가 골목이 금연구역이 됐다. 사유지에 조성된 금연구역으로는 전국 최초다.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는 한화손해보험ㆍ유화증권부터 신한금융투자ㆍ삼성생명까지 9개 빌딩에 둘러싸인 폭 3m, 길이 200m의 거리를 금연구역으로 운영하고, 단속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이곳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10만원을 내야한다.
이 지역은 마땅한 흡연 공간을 찾지 못한 수많은 증권사 직원들이 몰려 늘 담배냄새가 자욱해 민원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하지만 사유지인 탓에 구에서도 단속 권한이 없어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구는 2018년 말 공개공지 및 연면적 5,000㎡ 이상 대형 건축물 등 사유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했다. 너구리굴 주변 9개 빌딩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이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구는 흡연자의 권리도 함께 보장하기 위해 한화손해보험빌딩 및 오투타워 앞 2곳에 흡연부스를 설치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그동안 악명 높았던 너구리굴이 이제는 흡연인과 비흡연인의 상생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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