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새해 첫 정부 시무식에서 일부 장관들이 지각을 하는 바람에 한때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정경두 국방,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 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정부 시무식에 늦게 도착했다. 이들 장관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유은혜 부총리 등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한 후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는 사이 행사장에 들어섰고, 급한 대로 지정석 대신 비어 있는 좌석을 찾아 이동한 다음 선 채로 묵념을 했다.
당사자들은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 총리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이 총리를 비롯해 묵념을 마치고 자리에 앉은 홍, 유 부총리의 표정도 굳어 있었다. 결국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오른 이 총리가 외진 곳에 홀로 앉게 된 정 국방장관을 가리키며 “국방을 책임지는 국방부 장관을 홀대하면 안 된다”며 조크를 날렸다. 총리의 농담 섞인 경고에 직접 이름이 거론된 정 장관은 물론 이 노동, 박 문체부 장관 등 다른 지각생들까지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고 분위기는 다시 부드러워졌다.
문화체육부는 이날 장관의 지각 이유에 대해 “각 부처 장관들이 이른 아침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후 정부 서울청사에 함께 도착했고, 환담을 나눈 뒤 순차적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무식장으로 이동했다”면서 “박양우 장관 등이 엘리베이터를 다른 참석자들에게 양보하고 늦게 타는 바람에 시무식에 늦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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