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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냐 실화냐… 중년부부 숨진 아파트 화재 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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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냐 실화냐… 중년부부 숨진 아파트 화재 경찰 수사

입력
2020.01.02 11:06
수정
2020.01.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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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인천 서구 석남동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나 중년부부가 숨졌다. 사진은 불이 난 아파트 모습. 인천소방본부 제공
2일 오전 인천 서구 석남동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나 중년부부가 숨졌다. 사진은 불이 난 아파트 모습. 인천소방본부 제공

중년 부부가 숨진 인천 아파트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알코올중독 등 증세가 있는 50대 남편이 불을 낸 것으로 보고 고의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2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17분쯤 인천 서구 석남동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약 25분 만에 꺼졌다.

그러나 이 불로 집 안에 있던 A(50)씨와 그의 아내 B(47)씨가 숨졌다. 이 부부의 큰 아들 C씨(21)는 거실 쪽 베란다 창문에 매달렸다가 1층으로 떨어져 다쳤다. 아파트 주민 20여명은 스스로 대피하거나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경찰은 공황장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알코올중독 증세를 보이던 A씨가 고의나 실수로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4층에서 떨어졌으나 크게 다치지 않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C씨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오전 2시 30분쯤 들어와 잠을 자려는데, 몸에 불이 붙은 아버지가 ‘불이야’라고 소리쳤다”라며 “어머니를 구하려고 했지만 집 안에 검은 연기가 가득 차 베란다로 나가 매달려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소방당국과 함께 합동화재감식에 나섰다. 또 A씨 부부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도 의뢰했다.

마땅한 직업이 없는 A씨는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아파트 복도 등에 담배꽁초 등을 던져 이웃들이 민원을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온몸에 화상을 입었고 다른 가족에게서 불을 지른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A씨가 자기 몸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A씨가 과거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유족 진술과 아파트 문이 잠겨 있던 점, 집 일부만 불에 탄 점,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방화인지 실화인지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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