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중 절반 이상이 중국과 러시아가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반대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의 비핵화 이전 대북제재 완화 불가라는 미국의 입장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일(현지시간) 유엔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30일 안보리 실무급 회의에서 15개 이사국 중 9개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담긴 결의안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9개 이사국은 결의안에 반대하거나 결의안이 안보리의 단결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에 초안 논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에 대북제재 일부 해제와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바 있다. 제출한 초안에는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수산물과 섬유 수출 금지 해제△해외 파견된 북한노동자 송환 조치의 폐지 △남북 간 철도 프로젝트 제재 대상 제외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협상 재개를 위해서라도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셈이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당일 “대북제재 완화는 시기상조”라며 즉각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유엔 제재도 해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북미 회담이 교착 상태를 보이면서 북한이 2017년 이후 중단했던 핵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시험을 재개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9개 이사국의 반대는 이러한 미국의 입장에 동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15개 상임ㆍ비상임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며,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중국ㆍ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나라라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