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일(현지시간) “미국은 한국에서 취소되거나 축소된 모든 군사 훈련을 완전히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새해 첫날 “머지않아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비핵화 차원에서 중단했던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데 대한 반응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김정은의 위협적인 새해 발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까”라며 이같이 밝히고 “미군이 진정으로 ‘오늘 밤 싸울’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의회 청문회를 개최하라”고 말했다.
외교 정책 이견 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지난해 9월 경질된 ‘대북 강경파’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협상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여왔다. 지난달 23일에도 그는 미국의 대북 정책을 ‘실패 중’이라고 규정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말뿐만이 아니라 실제 최대 압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의 새로운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과거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내비치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였다. 북한은 2013년 ‘핵·경제 병진’ 노선을 제시했지만, 2018년 4월 전원회의에서 이를 ‘경제건설 총력집중’으로 전환하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일련의 조치를 발표했다.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행됐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대북 제재가 지속하자, 북한은 미국에 셈법을 바꾸라며 ‘새로운 길’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권 이후 올해 처음으로 신년사를 하지 않은 김 위원장은 나흘간 진행된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면서, 핵무기·ICBM 시험 중단 폐기를 시사했다. 다만 그는 "우리의 (핵)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해 미국과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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