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시민들이 방탄소년단(BTS)와 함께 2019년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밤 뉴욕 맨해튼 중심부인 타임스스퀘어에 마련된 미국 ABC 방송국의 새해맞이 특별 방송 무대에 오른 BTS는 8분간 히트곡 2곡을 선보였다. 1972년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매년 12월 31일 타임스스퀘어에서 생방송으로 방영된다. 이 방송은 로스앤젤레스(LA), 뉴올리언스, 마이애미 등을 원격으로 오가며 시청자들과 함께 새해 첫날을 맞이한다. 미국에서만 1,000만명 이상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만큼 머라이어 캐리, 테일러 스위프트 등 정상급 팝스타들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국내 가수로는 2012년 싸이가 타임스스퀘어 무대에 오른 적이 있고, BTS는 2017년 사전녹화로 LA 무대에 출연한 적이 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라이언 시크레스트는 “전 지구를 홀린 그룹”이라고 소개했고, BTS는 계단식 보조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메이크 잇 라이트’(Make It Right)로 공연을 시작한 BTS는 메인 무대로 이동한 뒤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BTS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타임스스퀘어는 환호로 뒤덮였다. 피부색과 국적, 성별, 연령대를 초월한 팬들은 노랫말을 따라 부르며 ‘한국어 떼창’을 이어갔다. 이들은 ‘아미밤(방탄소년단 응원봉)’을 흔들고 노래에 맞춰 연신 ‘BTS’를 외치며 열광적인 호응을 보냈다. 멤버들 이름을 한국어로 연호하기도 했다.
무대를 마친 BTS가 한 목소리로 “해피 뉴 이어”라며 새해 인사를 건네자 황금색 꽃가루가 쏟아졌고 관객들은 큰소리로 ‘BTS’를 외쳤다. BTS는 크리스털 볼 드롭(대형 크리스털 볼이 신년 카운트다운과 함께 떨어지는 이벤트)에도 참여했다. 크리스털 볼이 2020년 새해가 밝은 것을 알리자 신년 소망이 적혀있는 수십만장의 색종이가 주변 건물에서 뿌려졌고, 시민들은 폭죽 소리 속에서 포옹과 환호로 새해를 맞이했다.
이날 무대에는 BTS와 함께 포스트 말론, 샘 헌트, 엘라니스 모리셋 등이 무대에 올랐다. BTS의 리더 RM은 소감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여섯살 때부터 ‘나홀로 집에’ 같은 영화에서 지켜보던 광경”이라며 감격을 전했다.
뉴욕경찰은 타임스스퀘어 새해맞이 인파가 150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마다 타임스스퀘어 행사에는 최소 100만명의 인파가 운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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