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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 좇는 ‘홈루덴스족’…“비싸도 맛있다면” 고급화된 커피∙차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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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 좇는 ‘홈루덴스족’…“비싸도 맛있다면” 고급화된 커피∙차 문화

입력
2020.01.02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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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커피 브랜드 쟈뎅이 내놓은 ‘아워 티(our tea)’는 말린 생과일 한 조각을 넣어 과즙을 살린 게 특징이다. 쟈뎅 제공
원두커피 브랜드 쟈뎅이 내놓은 ‘아워 티(our tea)’는 말린 생과일 한 조각을 넣어 과즙을 살린 게 특징이다. 쟈뎅 제공

직장인 임정아(30ㆍ가명)씨는 오는 설연휴 집에서 휴식할 계획이다. 쉬면서 ‘본방 사수’ 하지 못한 인기 드라마 KBS ‘동백꽃 필 무렵’과 tvN ‘호텔 델루나’를 몰아 볼 작정이다. 일명 ‘집순이’ 모드로 전환해 쉴 생각에 임씨는 즐겁기만 하다. 이때 필요한 것은? 바로 오랫동안 한자리에 앉아 즐길 만한 커피나 차 음료다.

1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임씨처럼 집에서 혼자 노는 사람들, 즉 ‘홈루덴스족(族)’이 늘면서 커피와 차 시장도 이들의 취향을 겨냥해 고급화하고 있다. 홈루덴스는 집을 뜻하는 ‘홈’과 라틴어로 놀이라는 뜻의 ‘루덴스’가 합쳐진 신조어다. 음료 하나도 값싸고 간편한 일회성이 아닌 비싸더라도 오롯이 자신의 취향을 충족할 수 있도록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좇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스페셜티 커피’ 시장 규모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차 시장도 3,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잔에 2만원대 스페셜티 불티

서울신라호텔은 고급화된 소비자 입맛을 저격하고자 지난해 3월부터 차 브랜드 ‘티 메이커스 오브 런던 스페셜 신라 블렌드’를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신라호텔에서만 판매하는 영국의 차 브랜드 ‘티 메이커스 오브 런던’과 협업해 만든 자체 브랜드(PB) 제품으로, 상큼한 과일향과 대추ㆍ생강의 은은한 풍미가 특징이다. 서울신라호텔 라운지&바인 1층 ‘더 라이브러리’에서 한 잔당 2만3,000원에 판매된다. 말린 찻잎 형태로 파는 ‘스페셜 신라 블렌드’ 역시 한 캔(500g)당 5만원의 고가에도 최초 입고 물량이 3주 만에 매진됐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고객들이 입소문을 퍼뜨린 결과다.

신라호텔은 고객들의 계속되는 요청으로 지난해 5월부터 제주신라호텔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호텔 측은 “특급호텔의 프리미엄 서비스와 라이프스타일을 일상생활에서도 구현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스페셜 티 상품의 수요가 높아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라호텔이 지난 3월 내놓은 ‘티 메이커스 오브 런던 스페셜 신라 블랜드’은 출시하자마자 물량이 완판되는 인기를 얻었다. 서울신라호텔 제공
서울신라호텔이 지난 3월 내놓은 ‘티 메이커스 오브 런던 스페셜 신라 블랜드’은 출시하자마자 물량이 완판되는 인기를 얻었다. 서울신라호텔 제공

35년 전통의 원두커피 브랜드 ‘쟈뎅’의 프리미엄 블렌딩티 ‘아워 티’는 출시 1년 만에 20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속되는 ‘홈카페’ 열기와 프리미엄 차 시장의 성장에 이번 겨울 판매 실적 역시 올라설 전망이다.

아워 티는 다른 티 제품에 비해 색다르다. ‘레몬 얼그레이 티’와 ‘베리썸 히비스커스 티’에는 말린 레몬 한 조각이 들어가 있고, ‘오렌지 자몽 블랙티’엔 말린 오렌지 한 조각이 들어가 맛의 깊이를 더했다. 이 말린 생과일은 20시간 이상 천천히 건조시켜 고유의 과즙이 찻잎과 함께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아워 티는 한 박스(4개입)에 5,900원. 일반 티백에 비하면 가격이 높은 편이다.

쟈뎅 측은 “과일과 차를 황금비율로 구현해 전문점 수준의 고품질의 차로 완성시켰다는 점이 높은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디야의 스틱커피 브랜드 ‘비니스트 스페셜 에디션’. 이디야커피 제공
이디야의 스틱커피 브랜드 ‘비니스트 스페셜 에디션’. 이디야커피 제공

◇스틱 커피도 고급화로 매출 신장

인스턴트 스틱커피도 달라지고 있다. 이디야커피의 스틱커피 브랜드 ‘비니스트’ 역시 최고급 원두함유량을 살린 고급화 전략이 통하면서 2018년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비니스트는 스틱원두커피 5종과 라떼군 4종에 콜롬비아, 에콰도르산 최고급 원두 함유량을 타사 대비 10% 늘렸다. 그 결과 핸드드립 커피와 같은 깊은 풍미를 재현해냈다. 특히 세계적인 바리스타 데일 해리스와 공동 개발한 ‘비니스트 스페셜 에디션’은 지난해 전년 대비 22%의 가파른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나만의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커피와 차에 돈을 아끼지 않는 홈루덴스족이 늘어나면서 고급화된 홈카페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인스턴트 커피와 티백 제품으로 시작된 홈 카페 문화는 현재 드립커피, 캡슐커피, 프리미엄 티까지 고급화 전략을 갖춘 다양한 제품들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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