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전 충무체육관서 가칭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
기업구단으로 다시 태어나는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대전하나시티즌(가칭)이 경기장 및 주변시설 운영권을 갖는다. 경기장 운영권만 가지고 있는 대구와 인천보다 폭넓은 수익사업이 가능해지면서, 스포츠마케팅 영역도 상당부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 고위관계자는 “올해부터 경기장 및 주변시설 운영권도 구단이 가져오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기장 및 주변시설 운영권 이관 조건은 하나금융그룹이 구단을 인수하는 데 중요한 조건 중에 하나였다”면서 “좋은 선례를 남겨 운영권을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단 등이 가지고 있는 구단들에게도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 입점해있는 업체들의 운영기간을 보장하는 등의 이유로 전면 운영 시기는 2022년쯤으로 보고 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2010년 개정된 스포츠산업진흥법 17조 2항에 따르면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프로스포츠 육성을 위해 공유재산을 25년 이내에서 사용ㆍ수익을 허가하거나 관리를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돼있다. 하지만 구단이 구장을 운영하는 공단 또는 재단들을 상대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해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단들이 그나마 추구할 수 있는 입장수익과 스폰서 수익마저 공단ㆍ재단과 나눠가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대전이 인수 과정에서 확보한 운영권엔 경기장뿐 아니라 주차장이나 경기장 부지 내 설치된 상점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은 국내 프로축구역사상 시민구단이 기업에 인수된 첫 사례로, 축구계에선 시ㆍ도민구단의 고질적 문제였던 지역 정치인의 구단 운영 개입과 소수 인사의 의사결정에 따른 주먹구구식 경영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전은 특히 지난해엔 신인 선수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채점표 조작 의혹으로 고종수 전 감독 등 10명에 가까운 관계자가 입건돼 현재까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대전 구단은 4일 오후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출발을 준비할 예정이다. 창단식에는 허태정 대전광역시장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허정무 재단법인 하나금융축구단 이사장, 황선홍 신임 감독 등이 참석한다. 구단 관계자는 “1부리그 수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35~40명 안팎으로 선수단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