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 연출가 중 한 명인 독일의 하리 쿠퍼가 별세했다고 AP, AFP 통신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향년 84세.
고인의 매니지먼트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고인이 전날 독일 베를린에서 오랜 병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연극을 공부한 고인은 1960년대부터 오페라 감독으로 본격 활동했다. 1978년 유럽의 대표적인 음악 축제인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바그너의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 대한 새로운 연출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3년 뒤인 1981년에는 베를린의 대표적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코미셰 오퍼의 연출가가 됐다. 2002년 결별 때까지 20년간 수석 연출가로 코미셰 오퍼와 인연을 맺었다.
헨델에서부터 현대 오페라, 음악극에 이어 뮤지컬까지 레퍼토리가 폭 넓은 연출가로 꼽힌다. 대표작은 1988년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함께 바이로이트 무대에 선보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가 꼽힌다. 이후 바렌보임과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연극에서 출발한 만큼 역사적, 사회적 맥락 등을 중시하는 사실주의적 접근법을 추구했다는 평을 받는다. 쿠퍼는 최근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일을 계속했으며, 올해 초에는 코미셰 오퍼에서 헨델의 오페라를 연출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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