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ㆍ호미곶ㆍ해운대 등에 수만 명 찾아
경자년(庚子年) 첫날인 1일 전국의 해돋이 명소는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새해 소원을 빌고 건강을 기원하려는 주민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지역에선 흐린 날씨 탓에 일출을 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고, 인파 탓에 오후까지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강원 지역에선 1일 오전 7시38분 삼척과 동해를 시작으로 첫 해가 떠올랐다. 해맞이 명소인 정동진과 속초, 낙산해수욕장 등지에는 수만 명의 해맞이객들이 운집했다. 이들은 동해안 수평선 위로 힘차게 떠오르는 새해 첫해를 보면서 각자 마음 속에 품은 소원을 빌었다.
다채로운 행사도 이어졌다. 특히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는 지름 8.06m, 폭 3.20m, 무게 8t으로 세계 최대인 모래시계로 시간을 되돌리는 행사가 열려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제주도 한라산과 성산 일출봉에도 해맞이객들로 북적였다.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서는 수평선처럼 펼쳐진 구름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는 장관이 연출돼 해맞이객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대전과 세종, 충남지역 해돋이 명소에서는 눈발이 흩날리는 흐린 날씨 탓에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지난해 아쉬움을 훌훌 털고, 새해 각오를 다졌다. 충남의 대표 명소인 당진 왜목마을에선 전날 해넘이 행사에 이어 이날 30m 높이의 ‘새빛왜목’ 조형물을 배경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소원등 달기 등 다양한 해맞이 행사가 펼쳐졌다. 서산에서 해맞이를 위해 가족들과 왜목마을을 찾은 황모(48)씨는 “작년에 힘든 일도, 좋은 일도 많았다”며 “비록 일출은 못 봤지만 힘들었던 작년 기억을 훌훌 털고, 올해는 가족 모두 더 건강하고, 목표도 이루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빌었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호미곶해맞이광장에서 열린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 축전’과 주변지역 관광지 등에는 총 21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포항시는 해맞이객들을 위해 밤새 불꽃쇼와 대동한마당, 호미 올빼미극장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공군 블랙이글스 축하비행단이 태극문양을 그리는 등 곡예비행을 선보이자 해맞이객들의 박수 갈채와 탄성이 이어졌다. 올해는 이철우 경북지사뿐만 아니라 권영진 대구시장도 참석했다. 대구시장의 경북 해맞이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전 6시부터 해맞이 축제가 열린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영하 3도의 추위 속에서도 20여만명이 운집해 다양한 공연을 보며 일출의 장관을 즐겼다. 오전 6시30분부터 차량 통행을 막고 시작된 광안대교 상판에서의 해맞이 행사에도 수천 명이 몰렸다.
광주와 전남 일출 명소에도 새해 소망을 비는 인파들로 가득 찼다. 이로 인해 금당산과 어등산, 삼각산 등 광주 도심 근교와 여수 향일암, 해남 땅끝마을 등을 오가는 주요 도로는 전날 늦은 오후부터 정체를 빚었다. 대구에서는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팔공산 동봉 비로봉, 갓바위, 앞산 등에 수많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새해 첫날 아침을 함께 보냈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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