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가 27명이나 무더기로 발생했다. 2003년 중국에서만 수백 명이 목숨을 잃은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악몽이 되풀이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달 30일과 31일 “화난(華南) 수산도매시장에서 27명이 원인 불명의 폐렴 증상을 보여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중 7명은 중태인 반면 나머지 환자들은 증세가 호전되고 있다. 2명은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는 전문가팀을 파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국은 “환자들은 발열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격리돼 치료받고 있다”며 “바이러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직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국의 설명이 미진하자 2002년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에서 발병해 2003년 전세계를 강타한 사스의 공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당시 중국에서 349명, 홍콩에서 299명이 목숨을 잃었고 전세계 37개국으로 퍼져 774명이 숨졌다.
이에 중국은 불안감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1일 “폐렴이 퍼진 수산시장이 31일 이미 정상영업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또 현지 매체들은 “우한은 바이러스 연구와 치료에서 가장 앞서있는 지역”이라며 “환자들은 병동에 격리돼 안전하게 치료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온라인 공간에서는 “해당 시장에는 소와 토끼 등 온갖 동물의 사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면서 “열악한 위생환경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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