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일자리, 지역에서 앞장섭니다] <5> 서울 구로구 G밸리
입주기업만 2018년 12월 기준으로 1만1,536개, 근로자는 14만5,945명. 우리나라 산업단지 1호인 ‘구로공단’이 아시아 최대 규모 첨단산업단지인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변신해있다. 도저히 과거를 떠올리기 힘든 수준이다. 하지만 업체당 평균 종업원 수가 13명도 안 되는 소규모 기업이 많은 탓에 숱한 일자리 현안이 숨어 있다. 최근 주 52시간제 도입도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다.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은 지난달 3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해 “정보통신(IT) 기술 중심의 소규모 업체 위주다 보니 장시간 근로, 저임금 등 취약한 근로여건과 잦은 이직 등이 대표적인 문제였다”며 “고용환경을 개선하면서 이들 기업을 생존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G밸리 고용환경 및 일자리 생태계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톱다운’ 방식의 여타 일자리 사업과는 다르다. 지역 현안을 모으기 위해 G밸리 내 기업인, 상공인부터 정부까지 유관기관 17곳이 참여한 네트워크부터 만들었다. 여기서 나온 ‘일자리 민원’에 구는 ‘맞춤형 해법’을 내놓았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통해서 지역 일자리를 만드는 게 목표다.
우선 2018년 35개 기업에 근로ㆍ고용 컨설팅을 실시했다. 주 52시간제를 지키면서 일자리 문제를 풀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내던 과태료를 전년보다 23% 줄였다. 그 동안 몰라서 받지 못한 고용지원금을 334회 신청해 월 6,285만원을 받아냈다. 이는 곧바로 195명의 신규 채용으로 이어졌다. 이 구청장은 “(기업이) 고용지원금을 받아 고용을 늘리면서 (근로자의) 근무 시간은 줄이는 등 기존 제도 안에서 비용 부담을 최소화해가면서 기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컨설팅해주고 있다”며 “기업들이 굉장히 반긴다”고 말했다. 지난해 100개 기업으로 확대했다.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구가 직접 소셜벤처 ‘ICT 브리지’를 만들어 IT기업에 취업을 원하는 청년 구직자를 교육시키고 있다. IT 업무 특성상 기업들이 2년 이상 경력 개발자를 원하는데 정작 구직자는 경력이 없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다. 이 구청장은 “구직자를 교육시켜 직접 채용하기도 하고, 여기서 2년 근무해 경력을 쌓은 후 민간 IT기업으로 이직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이렇게 직접 인력을 양성해서 보내주는 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지난해 8명이 IT 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했고, 6명도 ICT브리지에 고용된 상태다. 덮어놓고 중소기업은 기피하고 보는 청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청년 중소기업 체험 사업’도 펼치고 있다.
이 구청장은 “G밸리 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실시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근로여건을 개선해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을 만들 것”이라며 “우수기업 채용박람회, 해외시장 개척단, 중소기업 투자유치 설명회, 자금 지원, 맞춤형 인력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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