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율 조사] “못하고 있다” 42.7%... 경제ㆍ안보 운영은 부정평가가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52.7%로 나타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공정 논란’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문 대통령이 비교적 선방하며 2019년을 마무리한 셈이다. 다만 경제, 안보 등 구체적 국정 성적표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9, 3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어떻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잘하고 있다’ (52.7%)는 답변이 ‘잘 못하고 있다’(42.7%)보다 많이 꼽혔다. ‘매우 잘하고 있다’는 17.3%, ‘대체로 잘하고 있다’는 35.4%였고,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24.8%, ‘대체로 잘 못하고 있다’는 17.9%로 조사됐다. ‘모름ㆍ무응답’은 4.6%였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30대(67.5%)와 40대(64.3%)에서 도드라졌고, 20대(52.8%) 사이에서도 높은 편이었다. 지역별로는 전국에서 대체로 고르게 50% 이상의 긍정 평가가 나타났다. 광주ㆍ전라에서는 74.5%로 가장 높았다. 다만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올해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ㆍ울산ㆍ경남(PK)의 지지율은 41.5%로 유독 내려앉아 경고등이 켜졌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평가는 39.6%에 머물렀다.
국가 경제나 안보 등 구체적인 국가 운영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지난 1년간 우리 경제상황이 어떻게 변했다고 보냐’는 질문에 ‘나빠졌다’고 답한 응답자가 49.1%로 가장 많았다. ‘별 차이가 없다’는 답은 33.9%, ‘좋아졌다’는 15.8%에 불과했다.
세대별로는 보수 성향이 강한 50대와 60세 이상에서 ‘나빠졌다’는 인식이 각각 56.9%, 61.7%로 높았고, 문 대통령을 향한 지지세가 강한 3040세대에서도 ‘나빠졌다’는 평가가 각각 38.1%, 41%로 높았다. 지역별로는 TK에서 70.8%가, PK에서 60%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지난 1년간 우리 안보상황이 어떻게 변했다고 보냐’는 질문에도 ‘나빠졌다’는 답변이 35%로 ‘좋아졌다’는 응답 27.3%보다 다소 많았다. 다만 안보 상황에 대해서는 30대(36.9%) 및 40대(38.4%)가 ‘좋아졌다’에 방점을 둔 반면 50대(42.7%) 및 60세 이상(46.3%)에서는 ‘나빠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경제와 안보 등 국정 핵심 영역이 ‘나빠졌다’고 보면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됐다는 것은 자력 요인이라기보다는 보수 야당 심판론의 반사 이익 성격이 강하다”며 “특히 PK의 경우 보수 야당이 건재한 상황이었다면 벌써 넘어갔을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언제든 정권 심판론이 형성될 위험이 아직 남아 있다는 얘기다.
총선 민심의 주요 변수로 지목되고 있는 20대는 의외로 올해 총선에 대한 관심도가 비교적 떨어진 상황으로 조사됐다.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 얼마나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20대가 33.3%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20대가 투표장으로 얼마나 올지도 4월 총선의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성인 남ㆍ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12월 29,30일 이틀간 조사했다. 유무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을 사용했고, 응답률은 12.7%였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9년 11월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ㆍ성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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