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가 정부세종청사와 서울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철도망 건설을 검토하고 나섰다. 경부선 철로를 이용해 일반 새마을호 열차가 운행할 수 있는 ITX(도시간 특급열차)로 서울과 세종청사를 연결하는 방안으로,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시에 따르면 정부세종청사와 경부선 철도를 연결하는 국철 신설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은 경부선을 세종시 내판역에서 분기해 정부세종청사까지 8㎞ 가량 연장하고, 이를 세종청사까지 추진 중인 대전~세종광역철도(지하철)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국철이 신설되면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까지 최소 80분대면 갈 수 있을 전망이다. 시가 새마을호 급인 ITX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세종청사에서 서울역까지는 정차 없이 70분, 주요 역을 거쳐도 80분이면 충분한 것으로 나왔다.
KTX보다는 다소 느리지만 현재처럼 세종시에서 오송역을 거쳐 환승한 뒤 서울행 KTX를 타지 않고도 영등포역과 서울역까지 편리하게 오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세종시민들은 물론, 대전 서북부 주민들의 철도교통 편의도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역이나 서대전역까지 가지 않고, 세종~광역철도를 통해 국철을 타고 서울까지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국철 연결거리가 짧아 건설비도 적게 필요한 만큼 충분히 검토해볼 만하다고 시는 보고 있다.
이춘희 시장은 지난 18일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설명과 함께 국철 신설 구상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퇴임을 앞둔 총리께 인사 드리러 갔다가 국철 신설 구상을 구두로 건의했다”며 “총리께서도 호의적인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총리는 다음날 세종공관에서 가진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충청권 상생 차원에서 호남선보다는 경부선에 접목하는 것이 최적이 될 수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는 이 총리가 경제성이 떨어지고, 충북이 극렬하게 반대하는 KTX 세종역 대신 ITX를 통해 정부세종청사와 세종시의 철도 접근성을 높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세종광역철도도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와 국철 신설 구상에 힘을 싣고 있다. 광역철도 사업은 대전도시철도 1호선을 반석역에서 정부세종청사(총연장 14㎞)까지 연결하는 것으로, 지난 4월 나온 타당성조사용역에서 경제성(B/C 0.95)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에 따라 국토부가 내년에 착수하는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국철 신설안 반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KTX 세종역 신설 용역안’ 마무리 시기를 새해 초에서 6월로 미루고, 여기에 국철 신설안을 담기로 했다.
이 시장은 “국철 신설안은 장기적인 과제로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며 “KTX 세종역은 이번 용역에서 달라진 여건 등을 십분 반영해 경제성을 확보한 뒤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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