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경호가 JTBC 드라마 페스타 2019-2020의 첫 에피소드인 ‘루왁인간’에서 특유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은퇴 위기의 중년 세일즈맨을 완벽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30일 방영된 JTBC 드라마 페스타 ‘루왁인간’에서 윤경호는 은퇴 위기의 세일즈맨 ‘정차식’(안내상)의 입사 동기로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꿈꾸지만 현실은 구조조정으로 퇴직 위기에 놓인 홀아비 직장인 김영석 으로 분해 씁쓸하지만 따뜻한 감동과 재미를 선보이며 극의 풍성함을 더했다.
고양이의 울음 소리와 함께 등장한 영석은 익숙한 듯 고양이 밥을 챙겨주며 차식과 대화를 나눴다. 심상치 않은 정리해고 소문을 감지한 둘은 자존심을 챙기는 듯한 고양이의 모습이 되려 부러운 인생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다음날 차식과 그의 동생 준식(최덕문), 그리고 이들을 친형제처럼 여기는 영석은 준식의 치킨집에 모여 술잔을 기울였다.
준식은 자유로운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영석을 부러워하지만 영석은 슬픈 이야기 그만하라며 이내 도라지 술통을 꺼내 들었다. 이어 이른바 낙하산 로얄패밀리로 입사하자마자 전무가 된 이은영을 향한 허탈감을 애써 감추기도 했다.
인원 감축에 대한 걱정과 동시에 영석은 결국 퇴직 통보를 받고 말았다. 차마 던지지 못하는 의자를 들고 영석은 “내가 여길 33년을 다녔어! 내 청춘이 다 여기 있는데, 내 인생이 다 여기 있는데”, “어떻게 회사가 날 이렇게 취급해?”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진 엄마와의 통화에서 제 2의 인생을 살기 위해 회사를 관뒀다는 거짓말로 눈물을 삼키며 급히 전화를 끊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뭉클함을 자아냈다.
윤경호는 섬세한 감정 표현과 현실적인 연기로 등장하는 순간마다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며 극의 활력을 더했다.
구조조정 위기에 놓인 세일즈맨으로서 한없이 암울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퇴직 통보를 받고 난 후 쏟아내는 가슴 찡한 직장인의 울분과 그런 슬픔을 엄마 앞에서는 감출 수밖에 없는 아들의 애환을 열연하며 안방극장의 심금을 울렸다.
한편, 윤경호는 다음달 JTBC 새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와 영화 ‘정직한 후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정은 기자 jenny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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