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에 처한 장수(將帥)거북이 인도네시아 해변에서 알을 낳다가 도살당했다. 장수거북의 몸은 육류로 취급돼 지역 주민들에게 팔렸다.
3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장수거북 한 마리가 30일 수마트라섬 북부수마트라주(州) 중앙 타파눌리 일대 해변에서 알을 낳다가 지역 주민에게 잡힌 뒤 죽임을 당했다. 이 거북은 몸무게가 213㎏, 몸길이는 2.13m에 달했다.
지역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도축된 거북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거북을 사냥한다는 정보를 듣고 찾아갔을 땐 이미 거북이 죽어있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죽은 거북은 지역 주민들에게 ㎏당 2만5,000루피아(약 2,000원)에 팔렸다. 거북을 죽인 범인들은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장수거북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 위기 동물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단계인 ‘위급’에 속한다. 사냥 당하고, 알을 뺏기고, 그물에 걸리고, 배와 충돌하는 등 인간들에 의해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대부분 거북들과 달리 등이 뼈로 이루어지지 않고 살로 이뤄져 있다. 등 표면은 가죽질 피부로 덮여 있어 영어 이름이 가죽등(leatherback)거북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거북으로, 전체 파충류 중에서도 세 종류 악어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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