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깎고 대여 투쟁 의지 다져… “선거법 본회의 통과 죄송”
장기 농성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6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일성(一聲)은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혁신적이고 가장 공정한 공천을 하겠다” 였다. 황 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발레리나를 꿈꾸던 여성 척수장애인 최혜영(40) 강동대 교수와 시각장애인 모친 슬하에서 역경을 극복한 원종건(26)씨를 영입하며 ‘쇄신’ 이슈를 선점한 상태다.
황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젊은 인재 영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표의 외연도 180도 달라져 있었다.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농성을 할 당시 풀어 헤쳤던 넥타이를 다시 맸고 길렀던 수염도 깎았다. 황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 로텐더홀 농성 14일째였던 지난 24일 피로 누적으로 병원에 입원, 28일 퇴원했고 이날 공식적으로 당무에 복귀했다.
황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 비해 인적 쇄신과 인재영입이 뒤처졌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앞서 청년에게 최대 50%, 탈북자와 장애인에게는 30%의 가산점을 주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민주당이 최 교수와 원씨를 영입하면서 ‘청년’ ‘여성’ ‘장애인’ 이슈를 빼앗긴 상태다. 설상가상 한국당이 1호 인재로 영입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삼청교육대 발언’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받았다.
이를 의식한 듯 황 대표는 “지금도 2차 대영입 작업을 하고 있다”며 “국민이 원하고 나라가 필요로 한다면 모든 것을 바꾸고 내려놓을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이제 ‘부자 정당’이 아니라 부자 만드는 정당이 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황 대표는 그가 병상에 있는 동안 공직선거법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당 대표로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께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총선 승리를 통해 이번에 통과된 선거법도 반드시 되돌려놓겠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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