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산불에도 불구하고 호주 시드니시가 새해맞이 불꽃축제를 강행하기로 해 비난이 거세다. 불꽃축제 재원을 소방관 등에게 사용하자는 취지의 축제 취소 청원에 26만여명이 동참했지만, 시드니시장은 “그건 적십자의 역할”이라고 외면했다.
시드니를 둘러싸고 있는 뉴사우스웨일스(NSW)주는 30일(현지시간) 현재 100여건의 화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중 40여건은 진화 시도조차 못할 정도다. NSW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900여채의 집이 불탔고 사망자도 10여명에 달한다. 산불로 인한 연기로 휴교령이 내려졌고 각종 실외행사도 취소되고 있다. 이상고온과 계속되는 가뭄 탓에 화재는 더욱 확산될 기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시드니시는 불꽃축제를 강행할 방침이다. 클로버 무어 시장은 “15개월 전부터 예정됐던 행사”라며 시민들의 취소 청원을 묵살했다. 시의회도 “(축제 최소가) 공동체에 실질적인 혜택이 가지 않는다”고 가세했다. 세계적 명소로 꼽히는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한 시드니의 새해맞이 불꽃축제에는 매년 100만여명이 참석해 1억3,000만호주달러(약 1,049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재난 대응에 총력을 쏟기보다 경제적 이익을 중시하는 듯한 시드니시의 결정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세계가 시드니의 생동감과 열정을 바라보고 있다”며 시드니시 측의 손을 들어준 반면 존 바릴라로 NSW주 부총리는 “화재 진화를 위해 고생하는 소방관들을 존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 캔버라시는 불꽃축제를 취소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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