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아키에 부인 동창회 같았다”
아베 “올해, 힘든 한 해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둘러싼 ‘벚꽃을 보는 모임’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30일 아키에(昭惠) 여사가 출신학교 후배와 자신이 주재하는 모임 참석자들을 초청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는 아베 총리가 세금을 투입하는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의 초청 대상자 모집 과정에서 “아키에 여사의 추천이 있었다”는 답변이 나온 바 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벚꽃을 보는 모임 참가자 중에는 아키에 여사의 모교인 세이신(聖心) 여자학원 후배와 자신이 교장을 맡고 있는 여성포럼 ‘ UZU의 학교’, 농업 관련 비영리단체(NPO) 이사 등이 포함됐다. 아키에 여사에게 법인 운영 관련한 조언을 해주고 있는 한 여성은 수년 전부터 매년 초대를 받고 있으며 총리관저 측으로부터 주소 확인을 위한 연락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키에 여사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동창회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 등이 총리 공저에서 주최하는 지방활성화 관련 포럼에 강연자로 2017년부터 3년 간 초청을 받았다는 그는 “(정부의 해명대로) 초청 대상 명부가 폐기됐다면 왜 2018년 후에도 내가 초대되고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처럼 아키에 여사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참가자들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여러 건이 확인되고 있다. 2016년 아키에 여사가 참여한 스키 행사 관계자가 페이스북에 참석을 알렸고, 아키에 여사가 만든 달리기 모임 관계자들도 매년 SNS에 벚꽃을 보는 모임 참석 사진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내각부에 따르면 벚꽃을 보는 모임의 초청 대상은 ‘각계에 공적, 공로가 있는 사람’으로 규정돼 있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자신의 지역구 후원회 관계자들을 다수 초청하면서 ‘사유화’ 논란을 초래했다. 여기에 아키에 여사도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초청하면서 야권 등의 집중포화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키에 여사는 2017년 아베 정권을 궁지에 몰아넣은 사학스캔들 당시에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오사카(大阪)의 사학재단인 모리토모(森友)학원이 국유지를 헐값 매입한 장소에 세워질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이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 측은 당시 아키에 여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사인(私人)으로서 한 행동인 만큼 매입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야당의 국회 출석 요구도 거부했다. 그러나 이번엔 ‘사인’이라고 주장하던 아키에 여사가 정부 행사 초청할 사람을 추천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서,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지난 28일부터 연말 휴가 중인 아베 총리는 이날 가나가와(神奈川)현 지가사키(茅ケ崎)시의 골프장에서 “올해는 어떤 한 해였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힘든 한 해였다”고 답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