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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다 쓰라던 文 대통령, 올해 연차 5일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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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다 쓰라던 文 대통령, 올해 연차 5일만 썼다

입력
2019.12.30 16:32
수정
2019.12.30 20:38
6면
0 0

휴가 소진율 23.8%에 그쳐

문재인 대통령 지난해 8월 대전 장태산휴양림에서 산책하던 중 만난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 지난해 8월 대전 장태산휴양림에서 산책하던 중 만난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년 마지막 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근무한다. 이로써 문 대통령의 올해 연차 휴가 소진율은 20% 대에 머무르게 됐다.

3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31일 통상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외부 행사나 공개 일정이 예정돼있지 않아 참모들은 휴가 사용을 권유했으나, 문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집권 4년차에 들어서기에 앞서 전열을 가다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듯하다. 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올해 사용한 연가는 총 5일에 그치게 됐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준해 대통령은 1년간 21일의 연가를 받는데, 이 중 23.8%를 사용한 것이다. 이는 ‘휴식 있는 삶을 위한 일과 생활의 균형 실현’이라는 국정과제 달성을 위해 본보기가 필요하다면서 문 대통령이 ‘연가 70% 이상 의무 소진’을 청와대 직원들에게 권장해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문 대통령이 연가의 70%를 쓰려면 15일(71.4%)을 쉬어야 한다.

문 대통령의 올해 연가 소진율은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엔 21일 중 12일(57.1%)을 사용했고, 취임 첫해인 2017년에는 14일(5월 취임) 중 8일(57.1%)을 썼다. 청와대 관계자는 “틈틈이 연가 사용을 하려고 하시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식 일정 외에도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 좀처럼 ‘쉴 때’를 잡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7월 여름 휴가를 잡아 놨으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시기와 맞물리며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 외교 일정 후 숨을 고르는 데 연가를 주로 사용했다.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거나(6월 17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이 끝나고(7월 1일), 또는 미국 방문 일정을 소화하거나(9월 27일ㆍ오후 반차), 부산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을 마무리 짓고(11월 29일) 휴식을 취하는 식이었다. 10월 29일 모친상 땐 조사 휴가를 5일 받았지만, 3일장을 치르고 태국 방문 길에 올랐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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