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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에 선 ‘현대판 장발장’ 후원금 2,000만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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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에 선 ‘현대판 장발장’ 후원금 2,000만원 어쩌나

입력
2019.12.30 11:50
수정
2019.12.3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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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공동모금회 “자치단체와 협의해 결정”

현대판 장발장 실체 의혹을 제기한 SBS ‘궁금한 이야기 Y’의 한 장면. 영상 캡처
현대판 장발장 실체 의혹을 제기한 SBS ‘궁금한 이야기 Y’의 한 장면. 영상 캡처

어린 아들과 함께 마트에서 먹을 것을 훔친 ‘현대판 장발장’ 사건 주인공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 동안 모인 후원금을 어찌할지 여부를 놓고 관련 기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30일 인천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달 10일 인천 중구 중산동 한 마트에서 초등학생 아들(12)과 함께 우유와 사과, 소주 등 식료품 1만원어치를 훔치다 적발된 이모(34)씨에게 전달해달라며 모인 후원금은 약 2,000만원에 이른다. 쌀과 라면 등 현물도 모였다.

자치단체 기부금 처리를 대신하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관할 자치단체인 인천 중구 등과 협의해 현물은 이미 이씨 측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후원금 전달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최근 이씨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후원금을 전달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만들어졌기 대문이다. 이씨도 앞서 이달 27일 방송을 통해 의혹을 제기한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 측에 “어려운 건 맞지만 후원 받을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A씨 등은 앞서 이씨가 스포츠토토와 온라인게임에 많은 돈을 쓰고 택시기사를 하면서 손님이 분실한 휴대폰을 팔아 챙겼다고 주장했다. 또 이씨가 사납금을 밀려 택시회사에 재취업을 못한다고도 했다. 현재 50대 어머니,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이씨는 기초생활 수급자로 한 달에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합해 150여만원을 받는데, 각종 공과금을 제외하면 60여만원이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현물은 이씨에게 이미 전달했지만 후원금은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전달 방법을 중구와 협의하는 단계여서 아직 나간 것은 없다”라며 “여러 의혹이 제기된 만큼 후원금을 후원자들에게 돌려드리는 후원 취하를 비롯한 방안을 중구와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판 장발장 사건은 경찰에 절도 신고를 한 마트 측이 이씨가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뉘우치자 처벌 의사를 철회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이씨 부자에게 국밥을 대접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관심으로 모았다.

이씨는 앞서 본보와 통화에서 “올해 5월까지 택시기사로 일했으나 당뇨, 갑상선 등 지병이 악화돼 그만뒀다”라며 “도박을 하거나 도박빚이 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몸이 나으면 취업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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