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1월 중순부터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뒤 시가 9억원 넘는 주택을 구입하거나 다주택자가 되면 즉시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9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는 전세대출 보증도 받기 힘들어진다.
이미 전세로 세입자가 들어 있는 고가 아파트를 비교적 낮은 가격에 구입한 후 자신은 전세대출을 받아 다른 주택에서 거주하는 ‘갭 투자’를 더욱 옥죄는 조치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전세대출 이용 갭 투자 방지 대책’이 이르면 내년 1월 중순부터 시행된다. 이달 16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의 하나로 이미 예고된 내용인데, 당국은 현재 전세자금대출 보증 금융기관인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보험 3개사와 시행 시기를 조율 중이다.
지금까지 보증사들은 전세대출 만기가 돌아왔을 때 차주의 보유 주택 수를 확인해 다주택자일 경우 보증 만기 연장을 제한했다. 이번 대책의 경우, 시행 후 새로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가 시가 9억원을 넘는 고가 주택을 사들이거나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실이 확인되면 대출을 즉각 회수하게 된다.
신규 대출 보증 요건도 강화된다. 현재 다주택자는 전세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고, 공기업인 주택금융공사와 HUG는 실거래가 9억원 이상 1주택 보유자에게도 전세대출 보증을 막고 있다. 이번 대책은 민간기업인 서울보증도 시가 9억원 이상 1주택 보유자에게 전세대출 보증을 내주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당국은 부모 봉양, 근무지 이동, 자녀 진학 등 새로운 거주지를 얻어야 할 불가피한 상황의 경우 보증 제한에 예외를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1월 중순께 이 방안이 시행되더라도 기존에 이미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대출 회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각 보증기관의 내규뿐만 아니라 은행 약관과 대출 계약서를 바꿔야 한다”며 “시행일 전에 전세대출을 받는 사람들은 회수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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