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북한 주민의 무비자 입국을 다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내년엔 북한 평양 주재 대사관을 다시 운영할 예정이다. 북한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은 2017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 폐쇄된 바 있다.
29일 버르나마통신에 따르면,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내년 평양 주재 자국 대사관 재개설과 관련해 보안과 안전 조치가 우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조치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말레이시아에 입국하는 북한 주민의 무비자 입국 허용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특정한 이민 규칙과 절차가 지켜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사이푸딘 장관은 남북 관계 기선에 기여할 뜻도 밝혔다. 그는 “2020년 1분기 평양 대사관을 다시 여는 것 등은 남북한이 평화 회담을 지속하도록 하는 동기 부여가 될 것이며, 말레이시가 작은 역할을 하는 간접적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2월 13일 발생한 ‘김정남 피살 사건’ 전에 북한 주민들은 말레이시아로 무비자 여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사건 발생 한달 뒤인 그 해 3월 6일부터 북한 주민의 무비자 특권을 철회했다. 이에 북한은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들의 출국을 막았다. 말레이시아도 비슷한 조치로 맞섰다. 이후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이 모두 귀국하고, 말레이시아는 북한 주민들의 출국을 허용하면서 양국의 외교 긴장 관계는 다소 완화했다. 1973년 6월 30일 북한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말레이시아는 김정남 피살 사건 전엔 북한의 몇 안 되는 무역상대국의 하나였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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