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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시작에서 나폴레옹까지’…초등학생이 재해석한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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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시작에서 나폴레옹까지’…초등학생이 재해석한 세계사

입력
2019.12.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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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임당초교 졸업생 등 세계사책 출간

강원외고 등 지역 선후배 재능기부 참여

강원 임당초교와 양구ㆍ석천ㆍ가정중, 강원외고 학생들은 최근 1년간 독서토론 결과물을 토대로 '세계사와 한판 놀아볼까? : DMZ 아이들의 세계사 이야기'를 출간했다. 강원교육청 제공
강원 임당초교와 양구ㆍ석천ㆍ가정중, 강원외고 학생들은 최근 1년간 독서토론 결과물을 토대로 '세계사와 한판 놀아볼까? : DMZ 아이들의 세계사 이야기'를 출간했다. 강원교육청 제공

전교생이 30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인 강원 양구군 임당초등학교가 특별한 졸업식을 개최한다.

30일 오후 2시 학교 강당에서 홍찬우(12)군과 김나미(12)양, 최성은(12)양 등 졸업생 3명이 지역 내 중고생들과 함께 만든 책인 ‘세계사와 한판 놀아볼까? : DMZ 아이들의 세계사 이야기’ 출판 기념회가 열리는 것.

이 책은 홍군 등이 1년간 독서모임을 통해 만든 수준 높은 인문학 도서다. 오스트리아 출신 사학자인 에른스트 곰브리치(1909~2001)가 쓴 ‘곰브리치 세계사’를 토대로 선사시대에서 메소포타미아 문명, 로마제국, 카노사의 굴욕, 십자군원정, 신대륙 개척, 나폴레옹 시대까지 인류가 겪은 굵직한 사건을 재해석했다.

모두 348쪽으로 이뤄진 이 책은 어린 학생들이 흥미를 갖도록 만화와 숨은 그림 찾기, 시화편지 등을 절묘하게 담고 있다. 임당초교 어린이 회장이기도 한 홍군은 “하나의 목표를 갖고 여럿이 함께할 때 나오는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특히 양구중과 석천중, 가정중 학생과 강원외고 독서동아리 회원 15명이 지난 4월부터 26차례 독서모임을 갖고 조언을 해주는 등 재능기부를 해 의미를 더했다.

선배 중고생들은 ‘마을 선생님’이란 역할을 맡아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역사를 쉽게 설명해주며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이끌어냈다. 김양과 최양은 “내 그림이 책에 인쇄되고 내가 쓴 글이 책으로 나왔다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중ㆍ고등학교 언니, 오빠들이 큰 도움을 줬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 책은 지역 교육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원섭 강원외고 교장은 “어린 학생들이 펴낸 책은 세계사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사랑과 웃음, 지혜가 담긴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김은숙 임당초교 교장은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책을 출간하는 과정을 보니 학교와 마을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아이들을 대견스러워 했다.

강원 양구군 임당초교와 양구ㆍ석천ㆍ가정중, 강원외고 학생들이 참여해 출간한 세계사 도서. 강원교육청 제공
강원 양구군 임당초교와 양구ㆍ석천ㆍ가정중, 강원외고 학생들이 참여해 출간한 세계사 도서. 강원교육청 제공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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