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탄핵 위기로 내몬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내부고발자 이름을 리트윗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내부고발자 보호법에 따라 철저히 보호돼야 할 인물임에도, 사건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어기면서 그의 신변 위험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내부고발자의 실명과 이 내부고발자가 위증했다는 주장이 담긴 트윗을 리트윗한 뒤 이날 아침 삭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내부고발자의 이름이 포함된 인터넷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의 기사도 리트윗한 바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리트윗과 관련한 입장 등을 묻는 언론의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 이후 이 내부고발자를 비난하는 트윗을 100건 이상 날리고 각종 집회에서도 여러 차례 그를 거세게 비난했지만, 이번 주 전까지는 내부고발자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지목하는 것은 삼가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탄핵조사와 관련된 거의 모든 관리들이 내부고발자의 신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리트윗을 날린 건 매우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내부고발자는 여전히 현직에 근무 중이며 무장한 경호원의 보호 아래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앞서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트윗을 날릴 때마다 이 내부고발자에 대한 위협이 증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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