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계기 입장 변화 주목… “자주 만나길 기대"
문재인 대통령을 대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과거사 문제를 놓고 한국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던 아베 총리의 입장이 변화될지 주목된다.
28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녹화된 TV도쿄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언행(物腰)이 매우 부드러운 신사”라고 표현했다. 이어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베의 이런 언급은 24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문 대통령과 15개월 만에 정식회담을 연 직후 나온 것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징용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문 대통령에게 줄곧 날을 세웠다. 아베는 징용배상 문제가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면서 한국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징용배상 판결을 둘러싼 두 정상 간 시각 차는 한국을 겨냥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등 경제ㆍ안보 분야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관계 변화의 물꼬는 지난달 22일 종료 예정이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을 한국 정부가 조건부 연장하면서 생겼다. 24일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두 정상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솔직한 대화’를 하자”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때문에 아베가 문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긍정 평가한 것은 대화를 통한 현안 해결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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