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을 놓고 다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에 돌입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이어 무제한 토론 대결 ‘2라운드’를 시작한 것이다.
첫 주자로 나선 사람은 검사 출신인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9시26분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섰다. 그는 “지난 정기국회 말부터 두 차례 임시국회 보면서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의 법률과 관행을 완전히 무시했다. 국회 역사에서 악순환의 역사에 분명한 오점을 남겼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오늘 일방적인 선거법 처리가 있었다. 선거법은 합의처리를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고 그것이 국회의 관행이었음에도 제1야당의 자유한국당의 반대를 무시하고 일방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공수처법은 반대편을 죽이기 위한 법, 탄압하는 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중앙부처의 기관장들을 제외하고 일선에 있는 권력기관의 장들은 임기가 1년이지만 공수처장의 임기는 3년”이라며 “3년 동안 40명의 인원을 데리고 어떤 사람에 대한 집중적인 사찰 내지 표적 감찰이 얼마든지 가능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 의원은 “그런데 공수처장 임명은 대통령이 한다”며 “그러면 누구의 눈치를 보고 누구의 입맛에 맞는 감찰이나 사찰을 하겠나 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경 의원에 이어서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토론에 나설 예정이다. 또 표창원 민주당 의원, 윤재옥ㆍ정점식 한국당 의원,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등도 토론이 예정돼 있다.
이번 공수처법 필리버스터는 오는 28일 자정에 끝난다. 지난 26일 시작된 임시국회 회기를 28일까지로 하는 임시국회 회기 결정 안건이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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