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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ㆍ고혈압 환자 측정기 무료대여… 전화로 상담하고 생활습관 관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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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ㆍ고혈압 환자 측정기 무료대여… 전화로 상담하고 생활습관 관리도

입력
2019.12.28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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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월 24일 관악구의 한 환자 가정을 방문해, 혈당 수치를 자가 측정하는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월 24일 관악구의 한 환자 가정을 방문해, 혈당 수치를 자가 측정하는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5년 전 당뇨 진단을 받고 동네 의원에서 치료 받던 S씨(61)는 올해 원장으로부터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소개 받았다. S씨는 건강보험공단에서 무료로 혈당계와 검사지를 대여 받아 매일 혈당을 체크하고 수치를 입력한다. 병원에서 이를 확인하고 매주 생활습관이나 운동법 등을 문자로 보내주어 게을러지지 않고 건강관리를 할 수 있었다. 정기적으로 내원한 병원에서는 약만 처방해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자세한 관리법을 교육해 준다.

앞으로 S씨처럼 만성질환관리 사업에 참여하는 당뇨ㆍ혈압 환자 중 의료진의 집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는 전화나 문자 또는 카카오톡 같은 사회관계망(SNS)을 이용해 지금보다 더 자주 단골병원 의사와 소통하며 상담할 수 있게 된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진행 중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 최근 병원과 환자에게 주는 혜택을 이처럼 늘리기로 했다. 이 사업은 노년층 질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당뇨 또는 혈압 합병증 발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 초 시작돼 현재 1,400여개 병원에 16만8,000명 가량의 환자가 등록돼 관리를 받고 있다.

특히 환자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전화나 문자로 의료진과 직접 상담을 할 수 있고, 이런 관리를 수가로 인정해 보상하는 점이 환자와 의료진의 만족도를 높였다. 지난 16일부터 ‘집중관리’ 수가가 추가돼, 의사가 집중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환자는 의료진이 더 자주 전화나 문자를 통해 관리해 주고 종전보다 더 높은 수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환자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혈압ㆍ혈당 측정기도 내년부터는 건강보험공단 지사뿐 아니라 단골병원에서도 무료로 대여할 수 있게 됐다. 환자가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스마트 기기로 혈당이나 혈압을 측정하면 이 수치가 병원에 전달돼, 의료진이 수치의 급격한 변동 등 이상현상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시행 1년을 앞둔 이 시범사업을 정부가 강화하는 이유는 고령사회를 맞아 노년층의 만성질환 합병증 발병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다. 당뇨나 고혈압 환자의 경우 생활습관 관리와 운동을 꾸준히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합병증에 걸리기 쉽다. 이렇게 되면 당사자도 장기간 질환에 시달리며 고달픈 노년을 보내게 될 뿐 아니라 치료비 지출로 건강보험 재정도 악화한다.

강준구 기자
강준구 기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24일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실시 중인 관악구의 한 의원과 환자 가정을 방문한 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의 건강정책의 목표는 ‘건강한 노화’이며, 만성질환 관리는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줄이는 데 핵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생명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늘고 있으나 질병 없이 건강한 연령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달 초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전년과 동일했지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기간은 남자 64년, 여자 64.9년으로 전년보다 각각 0.7년, 0.4년 줄었다. 이에 복지부는 보건정책의 패러다임을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하고 이를 위한 건강정책실 승격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국일 건강정책과장은 시범사업 강화 배경과 관련, “아픈 사람을 사후 관리하는 방식의 보건의료정책은 한계가 있다”며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건강정책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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