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성의 테너로 주목 받았던 독일 출신 거장 페터 슈라이어가 별세했다. 84세.
27일 독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슈라이어는 심장질환과 당뇨 등 지병으로 25일(현지시간) 끝내 숨을 거뒀다.
옛 동독 출신인 그는 8세 때 드레스덴의 ‘성 십자가 합창단’에 들어가 음악교육을 받았다. 1961년 드레스덴 국립오페라극장 단원이 된 뒤 2년만에 동독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궁정가수’ 칭호를 받았다.
1967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무대에 선 것을 계기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 밀라노 라 스칼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 등 굵직한 오페라 무대에 섰다.
그는 독일 리트(예술가곡)의 계보를 잇는 음악가로도 유명하다. 지적인 ‘리릭 테너’로서 독일 리트의 문학적, 서정적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슈페르트 가곡 중 ‘겨울 나그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백조의 노래’ 등을 즐겨 부른 것으로 전해진다. 바흐와 모차르트 작품의 해석에도 탁월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슈라이어는 지휘자로서도 두각을 나타냈는데, 뉴욕 필하모닉,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바 있다. 한국에는 1993년, 2003년, 2005년에 방문해 국내 음악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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