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의 대명사 격인 편의점이 경쟁자인 치킨집을 멀찍이 따돌리고 나홀로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영업점 수는 4만개를 돌파하고 가맹점 당 매출은 5억원을 넘겼다. 은퇴자들이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데다 1인 가구 증가 추세로 신규 수요가 지속된 덕분이다.
하지만 인구 대비 점포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맹점 4만개 돌파ㆍ매장당 매출은 5억 넘겨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프랜차이즈 조사 결과 작년 말 편의점 숫자는 4만1,359개로 2017년 말(3만9,549개)보다 1,810개(4.6%) 늘었다.
매장당 매출도 뛰었다. 지난해 편의점 매출액은 1년새 1조8,270억원(9.5%) 늘어난 21조96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맹점당 매출액은 1년 새 2,290만원(4.7%) 늘어난 5억1,010만원으로 집계됐다.
편의점의 이 같은 성적은 다른 프랜차이즈 업종과 대비하면 더욱 돋보인다. 전체 프랜차이즈 매출액이 3조7,240억원(5.9%) 증가했는데 이 중 49.1%가 편의점의 몫이었다. 편의점의 연간 매출액은 전체 가맹점 매출액(67조1,540억원)의 31.4%를 차지했다.
반면 편의점과 함께 프랜차이즈의 대명사로 불렸던 치킨 프랜차이즈는 지난해 가맹점수가 2만5,100개 직전년 대비 1.8% 증가에 그쳤다. 가맹점당 매출액은 1억6,900억원에 그쳐 주요 업종 가운데 최저를 기록했다. 커피전문점(1억9,350만원), 김밥집(1억8,790만원), 주점(1억7,370만원) 등도 매출액이 2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진석 통계청 산업통계과장은 “진입 장벽이 낮은 치킨 프랜차이즈는 가족끼리 소규모로 창업을 하는 사례가 많아 경쟁이 심한 업종”이라며 “다만 2017년 조류독감에 따른 기저효과로 작년 매출액은 다소 늘었다”고 말했다.
◇고용도 16% 늘었지만..종사자 59%가 임시직
하지만 편의점의 호시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2016년 2만9,000여개에서 2017년 3만8,000여개로 급성장했지만 2018년 4만개를 돌파하며 외형적 성장이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폐점 수가 2,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정부가 2018년, 2019년 2년간 30%에 가까운 최저임금 인상을 단행한 것도 편의점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 종사자 수는 17만9,096명으로 2017년(15만3,842명)보다 2만5,254명(16.4%) 급증했다. 전체 업종의 종사자 수는 4만2,576명(5.6%) 늘어난 80만6,465명이다.
그러나 편의점의 임시직ㆍ일용직 비중은 58.8%로 모든 프랜차이즈 업종 중 가장 높았다. 나머지 편의점 종사자 중 32.7%는 편의점 주인이나 점주의 가족 등 비임금근로자였고, 1년 이상 근무를 하는 상용직은 8.5%에 불과했다. 전체 프랜차이즈 업종 종사자 중 상용직이 23.4%, 임시ㆍ일용직이 40.7%를 차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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