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선호가 ‘1박 2일’을 통해 ‘예능인’ 김선호로 화려한 도약을 시작했다.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 된 가운데 지난 8일 KBS2 ‘1박 2일’ 시즌4가 출발을 알렸다. 앞서 ‘1박 2일’ 시즌3가 출연자 정준영의 범죄 연루와 김준호, 차태현의 구설수 등으로 불명예스러운 ‘제작 중단’ 사태를 맞은 가운데, 약 9개월 만에 돌아온 새 시즌에는 우려와 기대가 함께 모였다.
휴식기 끝 재편을 마쳤음에도 편성 시간이나 전체적인 포맷 등이 기존 시즌들과 큰 차이점 없이 구성됐다는 점이 시즌4의 가장 큰 우려점으로 꼽힌 가운데, 새 시즌을 끌고 갈 멤버들에게 프로그램의 명운이 달렸다는 의견이 줄이었다.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진 채 새 시즌에 투입된 멤버는 원년 멤버인 김종민을 비롯해 연정훈, 문세윤, 김선호, 딘딘, 라비로 구성됐다. 눈에 띄는 것은 기존 예능에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연정훈과 김선호의 합류였다. 특히 지난 2017년 KBS2 ‘김과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매체 연기를 시작한 김선호의 경우, 예능 역시 작품 홍보를 위해 게스트로 출연 했던 것을 제외하면 경험은 전무했던 만큼 그의 역량은 베일에 쌓여 있었다.
과연 이들이 김종민, 문세윤, 딘딘 등 예능 무대에서 ‘잔뼈 굵은’ 예능인들과 자연스러운 호흡을 완성하며 ‘1박 2일’의 새 부흥기를 이끌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김선호는 첫 방송 만에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김선호의 활약 등을 중심으로, 기대 이상의 멤버 간 케미는 프로그램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을 말끔히 씻어냈다.
굶주림에 대비해 식량을 몰래 챙겨왔지만 제작진의 엄포에 조용히 가져 온 모든 식량을 반납하고, 촬영 중에도 카메라를 등지는 등 예능에 익숙하지 않음에서 나오는 허당 매력이 신선함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른바 ‘배우’라는 타이틀에서 오는 허세나 이미지 관리도 없었다. 오히려 예능인들보다도 못한(?) 지식 수준과, 김종민의 지식에 현실 감탄하는 순수한 매력, 모든 미션에서 열의를 불태우지만 어딘가 모자란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같은 매력에 김선호는 곧바로 ‘예능 뽀시래기’, 일명 ‘예뽀’라는 캐릭터까지 단번에 꿰찼다. 예능판에서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곧 캐릭터 싸움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첫 방송에서 단박에 자신에게 찰떡처럼 어울리는 캐릭터를 얻는 데 성공한 김선호의 활약은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김선호는 현재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 속 급부상하며 ‘1박 2일’ 시즌4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아쉽게도 지난 21일 열린 ‘2019 KBS 연예대상’에서 ‘1박 2일’ 시즌4 팀은 사상 처음으로 단 하나의 상도 수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올해 12월 늦은 편성으로 인한 결과라는 평가다. 현재 ‘1박 2일’ 시즌4는 첫 방송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함과 동시에 높은 화제성까지 챙기며 KBS 대표 장수 예능으로서의 자존심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무관에 그쳤지만,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내년 ‘1박 2일’ 시즌4의 수상 가능성은 강력할 전망이다. 김선호 역시 ‘예뽀’의 활약에 힘입어 2020년 연예대상에서는 수상을 기대해 봄 직 하다. 더불어 올해 역시, 연예대상에서의 수상은 놓쳤을지언정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는 ‘2019년 최고의 예능 원석 발견’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진정한 올해의 ‘특급 신인’ 김선호가 내년 본격적으로 펼칠 활약에 기대감이 모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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